이란의 원유 수출이 지난해 12월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이후 제재가 느슨해진 틈을 타 수출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너지 컨설팅 회사 SVB 인터내셔널은 지난달 이란의 원유 수출량이 하루 평균 113만7000배럴로 전월 대비 4만2000만배럴 증가했다고 추산했다. 이는 과거 추정치와 비교하면 연간 최대치다.
이는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가 다소 느슨해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사라 바흐슈리 SVB 인터내셔널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에 비해 (바이든 행정부는) 이란의 원유 수출에 대한 강력한 단속이나 조치가 없었다"며 "1월 수출도 전월처럼 강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이란과의 핵 합의를 파기하고 경제 제재를 시작한 것과 달리 바이든 대통령은 핵 합의 복원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란 원유 수출량은 추정치일 뿐 이란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위성 및 항구 적재 데이터 등을 분석해 집계마다 차이가 있다.
또 다른 석유 관련 컨설팅회사 페트로 로지스틱스는 지난달 이란의 원유 수출량이 2019년 3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분석 업체 케이플러는 이란 원유 수출량이 11월 122만 배럴로 2019년 4월(127만배럴) 수준에 근접했으며 12월에는 100만배럴을 밑돌았다고 추산했다.
지난해 연말 이란산 석유를 가장 많이 수입한 곳은 중국이다. 에너지 시장 분석회사 보르텍사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은 이란산 원유를 120만배럴 수입했다. 이는 전년 대비 130%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중국 외교부는 관련 질문에 “국제법에 따라 이뤄진 합법적이고 합리적인 협력"이라고 답했다.
로이터는 "미국과 이란 간 핵 관련 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데다 러시아산 원유 가격이 하락하는 등 경쟁 속에서도 이란산 원유 수출이 늘었다"고 평가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