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 주민들의 일상을 담은 유튜브 채널이 등장했다. '유미의 공간(Olivia Natasha- YuMi Space DPRK daily)'이라는 이름의 계정에는 매달 '북한 일상 브이로그(자신의 일상을 편집한 영상)'가 올라오고 있다.
16일 '유미의 공간' 유튜브 채널에 따르면 본인이 평양에 살고 있는 유미라고 밝힌 여성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수년간 북한을 방문할 기회가 없어 평양이 궁금하실 것"이라며 "변화 중인 평양의 모습들과 주민들의 일상, 그리고 저의 모습을 보여드리려 한다"고 말했다.
'유미의 공간'은 지난해 6월 개설돼 현재까지 총 10개의 브이로그가 올라와 있다. 16일 기준 구독자 수는 1800여 명에 달한다. 영상에서 그는 요가 등 본인의 취미와 일상을 영어로 소개하며 "평양이 살기 좋은 곳"이라며 "쾌적하고 발전한 도시"라고 칭했다.
지난 14일 가장 최근에 올라온 영상에서 그는 낙랑구역 통일거리 운동센터를 찾아 헬스 개인 트레이닝(PT)을 받는 일상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앞서 음료, 아이스크림 상점 등에 방문해 제품을 소개하거나 평양 능라인민유원지에서 놀이기구를 타는 모습도 담았다. 또 불고기가 한국의 대표 음식이라고 소개하는 콘텐츠를 제작했다.
다만 유미씨가 영상에서 보여준 일상은 평양의 일반 주민들의 생활과 다소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그가 평양의 핵심 계층 출신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영상에 등장한 대다수의 장소가 일부 특권층만 누릴 수 있는 '위락시설'이라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선 유미씨의 채널을 두고 북한이 유튜브 등 플랫폼을 이용해 선전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진단도 나온다. 그가 영상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 주민들의 생활 여건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빠뜨리지 않고 언급해서다.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다만 "북한이 개인 유튜버를 육성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해당 계정이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의 정책을 위반한 것이 아니냐고 묻자, 구글 관계자는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