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거리두기 없는 설 연휴를 앞두고 여행 수요가 폭증하는 분위기다. 다만 해외여행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면서 그동안 코로나 특수를 누리던 제주의 경우 여행 수요가 지난해보다는 주춤한 모양새다. 폭발한 해외여행 수요…홈쇼핑서 하루 수백억 매출
16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방역 완화 속 맞는 올해 설 연휴 해외여행 수요는 전년보다 폭증하고 있다.
국내 1위 여행사 하나투어가 올해 설 연휴 기간 출발하는 패키지 상품 예약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9일까지 1만5000여 명이 예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설 연휴보다 7015% 폭증한 인원이고,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직전인 2020년 설 연휴와 비교해서도 절반(52%) 수준을 회복했다고 하나투어는 전했다.
패키지 여행 상품 주요 판매처 중 한 곳인 홈쇼핑에서도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관광개발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롯데홈쇼핑에서 1시간 동안 진행한 북유럽 비즈니스 패키지(9박10일)가 1시간 만에 약 2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해당 상품은 북유럽 4개국을 10일 일정으로 이용하는 상품으로 각종 세금을 포함한 1인당 기준이 839만원인 고가 패키지 상품이었지만 주문이 쇄도했다는 후문이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유럽 3대 비즈니스 패키지에만 한달 간 1만명 이상이 여행 의사를 밝히면서 940억원의 홈쇼핑 매출을 기록하게 됐다"고 말했다.
타사에서도 유사한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현대홈쇼핑이 지난 1일 판매한 그리스 패키지 여행(7박 9일)은 방송시간 70분 만에 매출이 230억원을 돌파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여행 성수기 인기 상품인 동남아 패키지 상품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상품에도 고객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 연휴 18만8000명 제주 찾는다…전년比 7% 감소"
해외로 향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그동안 '코로나 특수'로 붐비던 제주는 방문객이 다소 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설 연휴 기간에는 지난해 설 연휴보다 7%가량 감소한 18만8000여 명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전망됐다.
제주도관광협회는 설 연휴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오는 20일부터 24일까지 항공편과 선박을 이용해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18만8000여 명에 달할 전망이라고 16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설 연휴(2022년 1월29일~2월2일) 제주 방문객(20만3437명)보다 7.6% 감소한 인원이다.
연휴 기간 하루 평균 3만7600명이 제주를 찾고, 연휴 초반에 보다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날짜별로는 1월20일 4만4000명, 21일 4만4000명, 22일 3만4000명, 23일 3만2000명, 24일 3만4000명이 찾을 전망이다.
국내선 항공편 감소 여파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설 연휴 기간 항공사들은 제주 도착 항공편을 기준으로 국내선 1164편(21만6377석)을 운항한다. 항공편은 6.7%, 공급 좌석은 11.7% 줄어든 수치다.
반면 선박 편수는 늘어났다. 설 연휴 기간 목포, 우수영, 완도, 여수 등 선박편 53편(4만575석)이 운항해 지난해 42편(3만6784석)보다 26.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협회는 설 연휴 입도 관광객 감소 요인으로 "국내선 항공기의 국제선 투입으로 국내선 항공편이 줄어들고, 해외여행 보상심리가 폭발하면서 동남아 국가 또는 일본을 찾는 사람들이 증가했다"고 풀이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