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소형 무인기 및 드론을 8㎞ 밖에서 탐지해 떨어뜨릴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드론 요격체계가 빠르면 내년께 군에 실전 배치될 전망된다. 해당 시스템이 도입되면 무인기를 새 떼나 풍선으로 오인하는 등의 군 전력상 혼란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방위사업청 등에 따르면 ‘레이더 연동 안티드론 통합 솔루션’ 사업이 2021년 육·해·공군의 시범운영을 거쳐, 작년 10월 군에서 중기 소요(무기 구매 및 개발계획)로 전환된 것으로 확인됐다. 중기 소요로 지정된 무기 사업은 2~5년 내로 사업 착수를 해야하기 때문에, 정부의 예산을 배정받는 ‘사업 타당성 조사’ 등만 거치면 내년께 실전 배치도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다.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된 이 통합 솔루션은 다기능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적외선 카메라, 지상통제장비, 재머(전파방해장비)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초소형 드론을 탐지한 뒤 작동 불능상태로 만들어 중요 시설 접근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도록 개발됐다.
군은 이 솔루션을 이용해 시범 운영 기간 동안 레이더 반사면적(RCS) 0.03㎡인 초소형 드론을 8㎞ 밖에서 탐지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범 운영에 이용된 초소형 드론은 가로 및 세로 길이가 40㎝ 정도로, 지난해 말 우리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날개 전장 기준 2m)보다도 작다.
현재 우리 군이 북한의 무인기·드론 침범에 사용할 수 있는 탐지 장비는 국지방공레이더와 수도방위사령부에 배치된 드론 테러 방어용 레이더(SSR) 뿐이다. 하지만 SSR 등은 탐지거리가 짧아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 당시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이번 통합 솔루션은 육군과 해군이 모두 소요를 제기한 만큼, 실전 배치되면 군에서 북한 드론을 막는 핵심 전력으로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사업은 산·학·연 협력을 통해 창출된 민간의 우수한 기술이 국방 분야에 적용된 사례라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드론을 탐지하는 핵심장비인 AESA 레이더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소속 창업기업(TORIS)이 개발했다. 또 이 솔루션은 현대위아가 개발 중인 ‘안티 드론 시스템(ADS)’에도 들어갈 예정이어서 향후 사업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위아의 ADS는 여러 가닥의 끈을 발사, 드론을 포획해 추락시키는 ‘스트리머’ 탄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