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맞아 호텔에서 시간을 보내려는 '설캉스(설+호캉스)'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설 연휴가 비교적 짧아 국내에 머물려는 수요가 늘어난데다, '호캉스(호텔+바캉스)'가 하나의 레저·여행 문화로 자리를 잡았다는 분석이다. 호텔업계는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에도 관련 수요가 꾸준히 이어져 호텔업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해외 항공권 비싸니 국내 5성급 호텔로16일 업계에 따르면 신라호텔과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설 연휴(1월 21일~24일) 객실 판매율은 70~80%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조식, 애프터눈티 서비스를 포함한 패키지 상품에 대한 수요가 2배 늘어났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연휴를 맞아 호텔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다양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패키지에 대한 예약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로 가족단위 방문객이 많은 롯데호텔 월드 캐릭터 룸의 이 기간 객실 판매율도 90%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해외여행이 재개됐지만 항공편 수가 정상화되지 않아 해외 여행 경비가 많이 든다는 점이 국내 호캉스 수요를 끌어 올렸다고 보고 있다. 16일 기준 인터파크 해외 항공권 예약 서비스에 따르면 설 연휴 저가항공사(LCC) 항공편의 인천-나리타 왕복 최저가 항공편 가격은 71만원이다. 인천-다낭 왕복 항공편 가격 역시 83만원이다. '호캉스' 문화에 빠르게 회복하는 호텔업계호캉스 문화가 여가시간을 보내는 방법 중 하나로 자리 잡으며 호텔업계는 다른 업종에 비해 팬데믹 여파로부터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호텔신라 호텔&레저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99억원으로 추정된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영업이익(288억원)보다 177.4% 높은 수치다. 반면 면세사업부의 분위기는 정반대다. 면세부문(TR)의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액은 285억원인데, 이는 2019년 2670원의 10.7% 수준에 불과하다.
견조한 호캉스 수요에 향후 외국인의 국내 객실 수요까지 겹치면 올해 주요 호텔의 영업이익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키움증권은 신라호텔의 올해 영업이익을 809억원으로 전망했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호텔은 공급량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이용요금이 크게 뛰어오른다"며 "지금도 주말이면 객실이 70% 정도 차는 수준인데 외국인 수요까지 몰리면 객실이 부족해지며 이용요금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설캉스' 수요 잡아라"…각종 프로모션 이어져호텔업계는 호캉스 수요를 잡기 위해 연휴 기간 한정으로 각종 패키지와 프로모션을 내놓으며 모객행위를 벌이고 있다. 서울 신라호텔은 이달 21~23일 ‘홀리데이 와이너리 애프터 5’ 패키지를 선보인다. 방문객들이 여유롭게 오후 5시에 체크인해 와인 파티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설 아침 가족 모임, 차례 등으로 이른 체크인을 할 수 없는 고객들의 상황을 반영했다.
서울 웨스틴조선도 같은 기간 ‘2023! 해피 버니 이어’ 패키지를 선보인다. 국내 주얼리 플랫폼 아몬즈의 한정판 주얼리 박스와 니치향수 브랜드 ‘르페르소나’ 의 핸드크림을 선물로 제공한다. 토끼의 해를 기념해 조선델리의 ‘미니 당근 파운드 케이크’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