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간 최저임금이 7% 가까이 상승했으나, 소비자물가는 이보다 더 높게 올라 실질 최저임금은 오히려 뒷걸음질 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및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12월을 100으로 했을 때 지난해 9월 기준 한국의 최저임금은 106.6으로 집계됐다. 약 1년 9개월간 6.6% 상승한 셈이다.
하지만 실질 최저임금은 지난해 9월 기준 98.2로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에 비해 물가가 더 가파르게 오른 탓이다. 한국의 최저임금은 2020년 8590원에서 2022년 9160원으로 2년간 6.6% 올랐다. 이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1년 2.5%에 이어 지난해 5.1%로 집계돼 2년간 7.7%가량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2년간 최저임금 상승률은 7%에 못 미쳤으나 물가는 7% 넘게 오르면서 실질 최저임금 상승률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된 것이다.
다만 올해는 실질임금 상승률이 다시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은 9620원으로 전년 대비 5% 올랐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경제전망 당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6%로 예상했다.
최근 2년간 실질 최저임금이 뒷걸음질 친 것은 우리나라만이 아니었다. 2020년 12월 100을 기준으로 지난해 9월 실질 최저임금 수준을 살펴보면 미국은 87.7로 10% 이상 떨어졌다. 포르투갈(99.7), 일본(99.3) 영국(97.4), 독일(97.3), 그리스(95.6), 캐나다(94.9), 스페인(93.8), 폴란드(93.5), 아일랜드(92.6), 네덜란드(88.8) 등 OECD 30개 회원국 중 21개국의 실질 최저임금이 하락했다.
OECD는 최근 발간한 '인플레이션 상승기 최저임금' 보고서에서 "2021년 1월에서 2022년 9월 기간에 거의 모든 OECD 회원국이 최저임금을 올렸지만 물가 상승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는 결국 실질 최저임금 하락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