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백화점이 제품에 불만을 품은 한 여성 고객의 등장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제품 진열대를 엎고 바닥에 드러누워 욕설을 내뱉은 여성 고객은 이 과정을 직접 촬영한 영상을 유튜브에 게재하기도 했다.
사건은 지난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 모 백화점 5층의 한 신발 매장에서 발생했다. 여성 고객 A씨는 분홍색 원피스를 입고 신발을 신지 않은 맨발 차림으로 백화점을 찾았다.
A씨는 먼저 고객상담실에 들러 매장 담당자를 찾으며 직원들에게 뭔가를 물었다. 원하는 답변이 돌아오지 않자 A씨는 "와, 인수인계도 안 된 거야?" 내가 올라가서 깽판을 쳐놓을게"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매장으로 곧장 향한 A씨는 매장 직원에게 "너희 나한테 전화하지 마. 서면으로 얘기해. 한 번만 더 전화해 봐. 내가 알바생 비위까지 맞추면서 돈 XX 해야 돼? 5000만원도 내 맘대로 못써?"라며 불같이 화를 냈다. 그는 계속해서 욕설을 내뱉았다.
A씨는 해당 매장이 짝퉁을 팔았으며, 직원이 자신에게 소리를 질렀다고 주장했다. 또 이 과정을 직접 촬영해 '해당 영상은 백화점 측의 동의를 얻은 영상'이라며 유튜브에 당당히 게재했다.
사건이 발생한 다음 날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어제 OO백화점에 출현한 진상'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목격자라고 밝힌 보배드림 이용자는 매장 진열대가 쓰러져 신발 수십 켤레가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당시 현장 사진을 올렸다. A씨가 백화점 매장 바닥에 드러누워 양팔을 벌리고 대자로 누워있는 모습도 담겼다.
A씨가 올린 영상에는 "쇼핑하다 실시간으로 봤다. 매장 제품과 집기를 다 부숴놔서 인명피해는 없었는지. 아무리 화나도 직원들과 쇼핑하던 사람들은 무슨 죄입니까"라는 댓글이 등록됐다.
A씨는 자신을 비난하는 누리꾼들에게 "모르면 중립부터 박아라. 그 매장 구두로 다친 사람이 몇 명인지 아니? 당신 가족 피해 당하고 고상하게 해라", "백화점에서 정품 샀는데 짝퉁이 와도 절대 소리 지르지 말고 감사하면서 짝퉁 써라" 등의 말로 분노를 표출했다.
뉴스1에 따르면 A씨는 사건 당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연행됐으며 현재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백화점 측은 "영상 게재에 동의했다는 것과 짝퉁 제품을 판매했다는 것 모두 고객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경찰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