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도 취약계층에 굳게 닫힌 대출 문이 열릴 기미를 보이지 않자 금융당국이 연체 이력이 있는 저신용자에게도 최대 100만원의 생계비를 즉시 빌려주는 ‘긴급 소액대출’ 프로그램을 이르면 오는 3월 출시하기로 했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저축은행 캐피털 등 2금융권 회사 10여 곳은 새해 들어서도 카카오페이 토스 핀다 같은 대출 비교 플랫폼을 통한 대출 신청을 막고 있다.
지난해 말 2금융권 기업 상당수는 조달금리 급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외부 플랫폼을 통한 대출 영업을 중단했다. 취급 중단 상품 중에는 저소득·저신용자 대상 정책금융상품인 ‘햇살론’도 포함됐다.
대부분의 업체는 올 1월부터 플랫폼 대출 신청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새해에도 문을 닫아둔 곳이 적지 않다. 러시앤캐시 리드코프 등 대형 대부업체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앞서 금융당국이 “대출 취급 중단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수차례 구두 경고를 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금융위원회는 돈 빌릴 곳이 막힌 취약계층을 위해 정책금융 확대에 나섰다. 우선 연체 이력이 있어도 생계 유지를 위해 최대 100만원을 즉시 빌릴 수 있는 긴급 소액대출을 서둘러 내놓기로 했다. 당초 올 2분기에서 3월로 출시 일정을 앞당겼다. 총 공급액은 약 1000억원으로 최소 10만 명이 이용할 수 있는 규모다.
금리는 다른 서민금융상품과 비슷하게 연 15.9% 수준이 될 전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리 인상기엔 끝단에 있는 사람들부터 제도권에서 탈락하기 쉽다”면서 “취약차주들이 평균 40만원을 빌리기 위해 불법 사채에 손을 댄다는 점을 고려하면 긴급 소액대출 지원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신용점수 하위 10% 이하 저신용자에게 최대 1000만원을 빌려주는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의 공급도 늘린다. 작년 9월 말 한정 출시된 이 상품은 3개월 만에 1000억원 넘게 취급돼 당초 목표(600억원)를 훌쩍 넘겼다. 올해는 2800억원을 공급한다는 목표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