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금리 인상에 따른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 확대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가운데 5대 시중은행 직원의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로 가계와 기업의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은행들은 ‘실적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2021년 직원 평균 총급여(성과급 포함)는 처음으로 1억원을 돌파했다. 국민은행이 1억1074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1억529만원) 하나(1억525만원) 우리(1억171만원) 농협은행(1억162만원) 순이었다.
총급여의 중위값도 국민(1억676만원) 신한(1억606만원) 하나(1억44만원) 등 3개 은행은 1억원을 넘었다. 중위값은 연봉 순서대로 줄을 세웠을 때 중간에 있는 사람의 총급여를 말한다. 중위값이 평균 연봉과 비슷하다는 것은 임원과 은행장 등 일부 초고액 연봉자가 평균 연봉을 끌어올린 게 아니라는 얘기다.
직원 상위 10%의 평균 연봉은 2억원에 근접한 수준이었다. 국민은행이 1억9784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하나(1억9553만원)와 신한은행(1억9227만원)도 1억9000만원을 웃돌았다. 이어 우리(1억8527만원) 농협은행(1억7831만원) 순이다.
지난해 은행들의 평균 급여는 이보다 더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마다 막대한 예대마진으로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어서다. 농협은행은 기본급(통상임금) 대비 성과급 지급 비율을 2021년 350%에서 작년에 400%로 올리기로 했다. 신한은행도 같은 기간 300%에서 361%(우리사주 61% 포함)로 인상했다. 국민은행은 성과급 비율을 300%에서 280%로 낮춘 대신 특별격려금 340만원을 주기로 해 실제 지급액은 늘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