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 넘게 폭탄 할인…'호갱' 전락한 테슬라 차주들

입력 2023-01-15 13:45
수정 2023-01-15 19:38

테슬라가 차량 가격을 최대 20%까지 전격 인하해 차주들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테슬라는 전기차와 자율주행 비전을 제시한 업체라는 이유로 유독 충성 고객층이 많아 ‘테슬람(테슬라+이슬람)’이라 불릴 정도다. 그러나 이번 대폭 할인 조치에 따라 기존 차주들은 ‘호갱(호구+고객)’으로 전락했다는 뿔난 반응이 흘러나온다.

앞선 12일(현지시간) 테슬라는 홈페이지를 통해 △모델3 기본형 4만6990달러→4만3990달러 △모델3 퍼포먼스 6만2990달러→5만3990달러 △모델Y 롱레인지 6만5990달러→5만2990달러 △모델Y 퍼포먼스 6만9990달러→5만6990달러 △모델S 10만4990달러→9만4990달러 △모델S 플레이드 13만5990달러→11만4990달러 △모델X 12만990달러→10만9990달러 △모델X 플레이드 13만8990달러→11만9990달러 등 모델별로 최대 20%에 달하는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인하폭이 큰 모델Y의 경우 종전보다 1만3000달러(1614만원)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가격 인하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세제 혜택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는 주력인 모델Y 일부 버전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분류되지 않아 세액공제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IRA의 승용차 세액공제 기준은 5만5000달러여서 이번 가격 인하로 모델Y 롱레인지는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테슬라는 그동안에도 중국 등 각국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을 맞추기 위해 가격을 조정한 전례가 있다. 다만 지난해의 경우 여러 차례 가격을 올린 탓에 이번 가격 인하 직전에 테슬라 차량을 구매한 차주들은 1만달러 이상 비싸게 산 셈이 됐다.

블룸버그·로이터통신 등 현지 언론은 “속은 것 같다. 다시는 테슬라를 사지 않을 것”이란 반응이 나오고 있으며 “테슬라가 보상해달라”는 민원도 상당하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뿐 아니라 중국 일부 매장에서도 가격 인하에 항의하는 시위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