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엔 소고기 파티?…한우값 뚝, 뚝

입력 2023-01-13 17:37
수정 2023-01-14 01:51
대표적 고급 식자재인 한우의 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사육 두수는 많이 늘어났는데, 고물가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았기 때문이다.


13일 팜에어·한경 축산물가격지수(KLPI)를 산출하는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한우 도매가는 ㎏당 1만5829원으로 전주 대비 4.0% 하락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20.1% 싼 가격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1등급 등심은 12일 ㎏당 9만6440원에 거래됐다. 1년 전(11만1940원)에 비해 13.8% 떨어졌다.

공급이 수요를 크게 웃도는 게 주원인이다. 축산업계는 통상 250만~270만 마리를 적정 사육두수로 본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한우 사육두수는 370만 마리에 달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말까지 사육두수가 358만 두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우 사육두수는 2015년 이후 계속 증가해 왔다. 축산업계는 한우가 비싸게 거래되던 3년 전께 축산농가에서 사육두수를 크게 늘린 게 지금과 같은 상황을 야기했다고 보고 있다. 한 축산유통업체 관계자는 “2020년 전후로 사육 두수를 조절했어야 하는데, 당시에 코로나19 재난지원금 효과로 소비자들의 한우 수요가 견고했다”며 “이때 결단하지 못하는 바람에 한우 시장에 만성적 공급 과잉이 고착됐다”고 설명했다.

한우협회는 축산농가에 암소가 더 이상 송아지를 낳지 못하도록 도축할 것을 권하고 있다. 하지만 2~3년을 키워 도축하는 소의 특성상 공급량을 재빨리 조절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들의 구매욕은 꺾였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비싼 한우 대신 수입 축산물을 택하는 소비자가 늘었다”며 “명절을 앞두고 보통 한우 시세가 많이 오르는데, 올해는 오름폭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에서 한우 등심(1등급)은 전년보다 12.6% 하락한 ㎏당 1만380원에, 국거리(1등급)는 15.3% 내린 4980원에 판매되고 있다.

고기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채소류는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추위에 취약한 채소류가 작년 말 한파로 생육에 타격을 입은 데다 하우스 난방비 등 재배 비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오이는 ㎏당 3767원에 거래되며 지난주 대비 9.2%, 전월 대비 26.5% 올랐다. 최근 3개월간 쉼 없이 상승했다. 상추와 부추는 지난주보다 저렴해졌지만, 전년 동월 대비 50%가량 비싸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