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팀, 늙은 생쥐 '회춘' 성공…노화는 가역적"

입력 2023-01-13 17:55
수정 2023-01-13 17:56

미국 연구진이 생쥐의 노화 속도를 빠르게 만들거나 늙은 쥐의 노화를 되돌리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미국 CNN이 보도했다.

1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하버드대 의대 블라바트니크연구소 데이비드 싱클레어 교수팀이 이날 과학 저널 '셀(Cell)'을 통해 발표한 연구는 늙고 눈이 먼 쥐의 시력을 되찾게 하고 뇌를 더 젊게 만드는 한편, 근육과 신장 조직을 더욱 건강하게 하는 등 회춘시키는 데 성공했다.

보도에 따르면 연구팀은 이와 반대로 젊은 쥐의 노화 속도를 두 배로 높여 신체의 거의 모든 조직에서 파괴적인 노화현상이 나타나게 하는 데도 성공했다.

연구팀은 생쥐 세포의 노화를 되돌리기 위해 일본 교토대 야마나카 신야 교수가 성체 세포를 배아줄기세포 단계로 만든 역분화에 사용했던 4가지 '야마나카 전사인자(Oct3/4, Sox2, Klf4, c-Myc)' 중 3가지를 혼합한 칵테일을 사용했다.

눈먼 생쥐의 손상된 망막 신경절과 노화된 뇌, 근육, 신장 세포에 야마나카 전사인자 칵테일을 투여하고 항생제로 이들 인자를 작동시키자 쥐가 시력을 거의 되찾았고 뇌·근육·신장 세포도 젊은 상태로 회복됐다.

또 반대로 후생 유전자를 변화시키는 방법을 개발해 쥐의 DNA에 돌연변이를 일으키지 않으면서 DNA가 접히는 방식만 변화시켜 노화를 두배 촉진하는 데도 성공했다.

싱클레어 교수는 "이 실험은 노화가 마음대로, 그리고 앞뒤로 일어나게 할 수 있는 가역적 과정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우리 몸에는 노화를 되돌릴 수 있는 '젊음의 백업 사본'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실험은 노화가 DNA를 훼손하고 세포조직을 손상해 질병과 사망에 이르게 하는 유전적 돌연변이의 결과라는 과학적 믿음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노화는 유전적 돌연변이로 생긴 쓰레기(junk)나 손상에 의한 게 아니라 오래된 컴퓨터에서 소프트웨어 오류가 발생하는 것처럼 세포가 DNA를 읽어내는 능력을 잃어 기능을 상실하는 게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싱클레어 교수는 이를 '노화의 정보 이론'이라고 칭했다.

그는 "이 연구의 놀라운 발견은 인체에 본체를 리셋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백업 카피가 있다는 것을 밝힌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소프트웨어가 손상되는 이유와 리셋 스위치를 눌러 본체를 재부팅 함으로써 세포가 게놈을 다시 제대로 읽을 수 있게 하는 방법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이어 "노화를 되돌리는 데에는 50살짜리 몸이든 75살짜리 몸이든, 건강하든 병들었든 상관이 없다. 일단 회춘 과정이 시작되면 몸은 재생하는 방법을 기억하고 늙었든 병들었든 상관없이 다시 젊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