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호주산 석탄 수입 재개…12월 수출 감소는 34개월만 최대

입력 2023-01-13 14:27
수정 2023-02-05 00:03

중국이 2년여간 중단했던 호주산 석탄 수입을 재개했다. 12월 수출이 9.9% 감소하는 등 경기 하강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이 대외 관계 개선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광둥성 세관은 이날 성 정부로부터 호주산 석탄의 통관을 허용한다는 통지를 받았다. 앞서 중국 거시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지난 3일 바오우강철, 다당그룹, 중국화넝그룹, 중국에너지투자공사 등 국영 기업들에 호주산 석탄 수입의 재개를 허용했으며 일부 업체가 호주에 발주했다. 호주산 발전용 석탄은 빠르면 이달 중에 중국 항만에 도착할 예정이다.

중국은 2020년 말께부터 호주산 석탄 수입을 중단했다. 호주가 코로나19 기원을 놓고 중국에 대해 국제 조사를 벌일 것을 요구하자 중국이 경제적 보복에 나섰다. 호주가 쿼드(Quad)·오커스(AUKUS) 등 중국 견제 성격의 안보 동맹에 가입한 것도 양국 관계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국은 호주의 주요 수출품인 와인과 보리, 바닷가재 등도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거나 수입을 중단했다.

WSJ는 중국이 경기 침체에 대응하면서 외교적으로는 대외 강경 정책을 완화하고 있는 신호로 보인다고 이번 수입 재개를 평가했다. 지난해 5월 진보 성향인 노동당의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가 집권한 이후 호주도 양국 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석탄 소비국인 중국의 호주산 수입 중단은 그동안 세계 석탄 무역 시장에 적잖은 변화를 가져왔다. 호주는 세계 2위의 석탄 수출국이며, 분쟁 전까지 중국은 호주의 석탄 수출물량 중 4분의 1가량을 수입했다. 중국은 이후 인도네시아와 러시아 수입을 늘리고 자체 생산도 확대했다. 열효율이 좋은 호주산 발전용 석탄 수입을 줄이자 2021년 하반기에는 전국적 전력난을 겪기도 했다.

호주는 중국 수출이 막히자 인도와 유럽 등으로 선적 물량을 늘리며 고정 고객을 확보했다. 석탄 생산지인 호주 퀸즈랜드의 경제단체 퀸즈랜드자원위원회는 "지역 수출업자들은 중국을 대체한 시장들을 안정적인 장기 수입처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해관총서(관세청)는 작년 12월 수출이 2021년 같은 달보다 9.9% 줄어든 3060억달러(약 380조원)로 집계됐다고 13일 발표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2020년 1~2월의 -17.2% 이후 34개월 만의 최저 기록이다.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지난 10월 -0.3%로 29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11월 -8.7%로 감소 폭이 커졌고 12월에 더 악화했다. 세계적 인플레이션에 주요국이 금리를 올리면서 수요가 감소한 여파가 중국 수출 부진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