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이 '무설탕 소주'로 맞붙었다. 증권업계는 두 회사 신제품의 성과가 올해 주가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13일 신한투자증권은 롯데칠성의 무당 소주 '처음처럼 새로'가 올해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 제품은 지난해 9월 출시 이후 넉 달 동안 170억원어치가 팔렸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처음처럼 새로는 가정용 유통망에 대부분 진입했고 유흥업소 입점률도 상승하고 있다"며 "기존 처음처럼 매출의 일부 잠식을 고려해도 롯데칠성의 소주 시장 점유율은 18%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9일 당류를 넣지 않은 '제로슈거 진로'를 선보이며 맞불을 놨다. 주류 시장 1위 업체의 장악력을 감안하면 처음처럼 새로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혀나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롯데칠성은 2015년 '처음처럼 순하리'로 과일 소주 열풍을 주도했지만 반짝 인기로 끝났다. 신한투자증권은 무당 소주의 인기는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현상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점에서다.
조 연구위원은 "주류 신제품은 출시 후 주요 유통망 입점까지 2~3개월, 재구매 발생에 또 2~3개월이 소요된다"며 "무당 소주가 주류 산업의 새 트렌드로 자리 잡을지는 4월 이후 판가름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칠성은 음료 부문 실적은 탄탄해도 주류 부문이 약점이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음료가 주류를 두 배 이상 앞서 왔다. 신한투자증권은 "향후 롯데칠성 주가 흐름은 실적보다 처음처럼 새로의 점유율 추이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분석했다. 하이트진로에 대해서는 "지난해 예상하지 못했던 운송비, 인건비 등의 지출로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이는 올해 기저효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오후 1시 하이트진로 주가는 전날보다 2.00% 오른 2만5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롯데칠성은 0.63% 오른 16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새해 들어 하이트진로는 4.30% 상승했고 롯데칠성은 5.31% 하락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