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덜 쓰는데 더 빠르다…삼성 '괴물 SSD' 양산

입력 2023-01-12 17:45
수정 2023-01-13 01:32
삼성전자가 5㎚(나노미터·1㎚=10억분의 1m) 기반 컨트롤러를 장착한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를 출시한다. 전작보다 속도는 최대 1.8배 빨라졌고, 전력 효율은 70% 향상됐다.

삼성전자는 12일 5나노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정으로 자체 설계한 컨트롤러와 7세대 V낸드가 적용된 PC용 NVMe(비휘발성 메모리 익스프레스) SSD인 ‘PM9C1a’(사진) 양산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PC용 SSD에 5나노 컨트롤러가 들어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컨트롤러는 인터페이스와 메모리 사이에 데이터 이동을 제어하며 읽고 쓰는 순서를 정해주는 부품이다. 데이터 저장을 위해 사용한 칩은 7세대 V낸드다. ‘PCle(고속 입출력 인터페이스) 4.0’을 지원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회사 측은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과 전력 효율을 동시에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W당 전력 효율이 기존 제품(PM9B1) 대비 최대 70%가량 올라갔다. PC에서 동일한 작업을 할 때 사용하는 전기의 양이 대폭 줄어든다는 의미다. 노트북 PC의 절전모드를 기준으로 하면 소비전력이 10% 이상 감소한다.

연속 읽기와 연속 쓰기 성능은 전작 대비 각각 1.6배, 1.8배 빨라졌다. 임의 읽기·쓰기 성능인 IOPS(초당 입·출력 명령어 처리 수)는 각각 최대 90만 개, 100만 개에 이른다. 강화된 보안성도 눈여겨볼 만하다. TCG(국제보안표준기구)의 암호 아이디 기술인 DICE 표준을 적용했다. SSD 내부에서 안전하게 키를 생성해 생산·유통 과정에서 펌웨어를 변조하는 공급망 해킹을 방지한다.

삼성전자는 256GB, 512GB, 1TB 등 다양한 용량의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2006년부터 글로벌 SSD 시장에서 1위를 수성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의 SSD 시장 점유율은 39.6%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