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머크(MSD)가 한국 제약·바이오기업과의 협력을 늘릴 계획이다.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 및 투자에 적극 나서며 키트루다 제형변경 관련 임상에도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그레이스 한 MSD 태평양지역 헤드(사진)는 지난 1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레이스 한이 국내 언론과 대면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MSD는 이번 콘퍼런스에서 미팅 600여 개를 진행하는데, 이는 역대 최다 규모다.
그는 한미약품과의 파트너십을 예로 들며 ‘훌륭한 상호 협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새로운 접근을 통해 MSD도 많이 배우기 때문에 한국처럼 좋은 기업뿐 아니라 인적 자원 및 연구기관을 보유한 ‘허브’를 원한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6월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바이오인터내셔널 행사에서 가장 좋은 평을 받은 나라가 한국”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MSD는 차별화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미충족 의료 수요에 집중할 예정이다. 그는 “MSD는 새로운 시도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수십여 년간 신경질환 분야에 투자해 왔다”며 “올해는 알츠하이머뿐 아니라 파킨슨, 루게릭병 관련 이슈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키트루다 제형변경 임상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키트루다 병용 임상연구는 1200여 개에 달한다. 그레이스 한은 “한국 기업 10여 곳과도 관련 임상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암 환자는 약물 하나만으론 부족하기 때문에 약효의 지속성이 중요하다”고 했다. 비소세포폐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화학요법 병용 키트루다SC 임상 3상은 올해 안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알테오젠의 ALT-B4가 적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것과는 다른 피하제형 임상이다. 그는 “환자 편의를 위해 SC제형 연구는 중요하다”며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MSD는 최근 항체약물접합체(ADC) 계약을 여러 건 체결했다. 지난해 12월엔 중국 켈룬바이오테크와 11조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그레이스 한은 “타깃이 아직 공개되진 않았지만 연구의 전문성을 고려한다면 종양 분야가 될 것”이라며 “표적 프로그램 대여섯 개가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샌프란시스코=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