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휘하는 통합 사령관을 3개월 만에 직급이 더 높은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으로 교체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은 이날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을 우크라이나전 통합 사령관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각 부대 활동을 긴밀하게 조정하고 모든 병참 활동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10년 넘게 최고 현역 장성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충성파’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우크라이나전 통합 사령관으로 임명됐던 세르게이 수로비킨은 부사령관으로 강등됐다.
이번 인사는 러시아가 처한 어려움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평가했다. 수로비킨의 권력이 커지는 것을 견제하려는 내부 권력 투쟁의 결과란 해석도 나온다. 다라 마시코트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러시아는 유능한 사람을 강등하고, 무능하지만 오래도록 충성을 보여온 사람으로 교체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서방의 원유 수출 제재 등으로 재정 압박을 받고 있다. 핀란드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는 이날 보고서에서 유럽연합(EU)과 주요 7개국(G7)이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상한제를 도입한 이후 러시아의 손실이 하루 평균 1억6000만유로(약 2145억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서방국은 또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늘리고 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자국산 챌린저2 탱크를, 폴란드는 자국이 보유한 독일제 레오파드2 탱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