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지난해 4분기 원자재 가격 급등과 차량 출고 지연 등에도 불구하고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거뒀을 것으로 전망됐다.
12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컨센서스(예상치 평균)은 매출액 38조2119억원, 영업이익 2조9092억원으로 추정됐다.
매출액 추정치는 전년 동기(31조264억원) 대비 23.16% 증가한 수치로, 작년 3분기 기록한 분기 사상 최대치인 37조7054억원을 넘는 수준이다.
이 기간 영업익도 전년 동기에 기록했던 1조5296억원에서 2조9092억원으로 1조원 넘게 늘었을 것으로 예상됐다. 추정치대로라면 영업익은 지난해 2분기 기록했던 역대 최대치(2조9797억원)에 조금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분기 기준으로 역대 두 번째 높은 수치가 될 전망이다.
기아 역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익이 예상된다. 기아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23조8368억원, 영업익 2조2967억원으로 추정된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17조1883억원)대비 38% 증가한 수준으로, 지난해 3분기 기록한 역대 최대 분기 매출 23조1616억원을 넘어선다. 영업익도 전년 동기(1조1751억원) 대비 1조원 넘게 늘었다. 추정치대로라면 영업익은 지난해 2분기 기록했던 분기 최대치(2조2340억원)를 뛰어 넘는다.
4분기 성적을 바탕으로 현대차와 기아는 사상 최대 연간 실적도 노려볼만하다.
증권가에서 추정한 현대차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142조1921억원, 영업익은 9조3751억원이다. 기아는 매출 87조2317억원, 영업익 6조9057억원으로 추산됐다. 양사 모두 매출과 영업익이 연간 기준 역대 최대치다.
현대차와 기아의 이 같은 호실적은 지난해 해외시장에서 판매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국내 68만8884대, 해외 325만 5695대 등 글로벌 시장에서 총 394만4579대를 판매했다. 전년 대비 국내 판매는 5.2% 감소했으나 해외 판매가 2.9% 증가했다.
기아도 지난해 국내에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54만1068대를 판매했고, 해외 판매는 전년 대비 5.4% 증가한 236만2551대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북미시장 효과를 톡톡히 봤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미국에서 총 147만4224대의 차량을 팔면서 역대 두 번째 연간 판매 기록을 세웠다. 제네시스는 5만6410대를 판매하며 전년에 이어 연간 최다판매 기록을 갈아치웠다.
전기차 판매량도 전년 대비 3배나 뛰었다. 현대차와 기아가 지난해 미국 시장에 판매한 전기차는 총 5만8028대로 전년 대비 196.2% 증가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는 고마진 제품 판매가 꾸준히 늘었고, 반도체 공급 차질 회복과 함께 제네시스 판매량이 의미있게 늘어 이익 증가에 기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삼성전자와 LG전자처럼 현대차와 기아의 4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밑돌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자 비용 상승과 중고차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금융 부문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자동차 부문은 양호한 수익성이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