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月 1000만원 모두 명품 사는 아내"…의사 남편의 고민

입력 2023-01-12 21:44
수정 2023-01-12 23:35

매월 생활비 1000만원을 사치품에 사용하고 대출을 받아 차까지 구매하는 등 아내의 소비 습관 때문에 이혼하고 싶다는 한 남편의 사연이 전해졌다.

12일 YTN 라디오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개원의인 A씨의 고민이 소개됐다.

사연에 따르면 과거 의대생이던 A씨는 같은 학교 무용과 학생이던 아내에게 한눈에 반해 오랜 연애 후 결혼했다. 이후 A씨는 양가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 개원했다. 본인 명의의 대출을 이용해 모든 금전적인 부분을 스스로 해결했다는 설명이다. 아내도 대출 채무 상환을 마칠 때까지는 알뜰하게 살림을 했다.

그런데 대출금을 모두 갚자 아내가 갑자기 돌변했다고 A씨는 토로했다. A씨의 한 달 수입의 대부분인 1000만원을 매월 생활비로 아내에게 건넸지만, 아내가 그 금액을 모두 명품을 사는 데 썼다는 것. 또한 아내는 A씨가 마련한 신혼집을 상의도 없이 담보대출을 받아 명품 자동차를 구입했고, 대출에 대한 이자는 A씨가 변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아내에게 사치스러운 소비 생활을 끝내 달라고 애원하듯 말했지만 달라지지 않는다"며 "아내와 혼인 생활을 끝내고 싶은데 이혼이 가능하냐"고 물었다.

답변에 나선 최지현 변호사는 "재판상 이혼 청구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아내의 사치가 민법 840조의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위자료 청구도 가능하다고 봤다. 다만 소송에서 이혼 청구가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아내의 사치를 구체적으로 잘 입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방적으로 이혼을 원하는 남편 쪽에서 흔히 하는 주장이 '아내의 사치'이기 때문이다.

최 변호사는 "소득보다 지출이 큰 상황이 반복돼 왔음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이혼 시 재산분할에 대해서는 아내의 귀책 사유와 상관없이 그동안 함께 형성한 재산에 대해 각자의 기여도에 따라 분할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A씨는 병원을 운영하며 평균보다 많은 소득을 올렸으며 아내는 자녀가 없는 상태에서 전업주부로 가사 활동만을 했기 때문에 남편의 기여도가 훨씬 높게 나올 것으로 봤다. 아울러 아내의 채무까지 남편이 대신 변제해 주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 또한 기여도에 충분히 참작돼야 한다고 주장할 것을 조언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