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10일부터 한국인에 대한 상업무역(M) 등 단기 비자 발급을 중단하면서 중국 내 교민 사회는 충격에 휩싸였다. ‘위드 코로나’ 전환을 계기로 기대한 사업 호전 기대가 무너졌다는 탄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이 발급을 중단한 단기(180일 이내) 비자의 종류는 상업무역(M), 중국 체류 외국인 방문 및 일반(S2), 관광(L) 등이 있다. 취업(Z), 유학(X1), 가족동반(S1) 등의 180일 이상 장기 비자는 계속 발급한다. 단기 가운데 관광 비자는 이미 중단됐다.
중국에 있는 친지를 방문하기 위한 비자(S2)는 전면 중단이다. M비자는 원칙적으로 중국 내 회사에서 발행한 사업 활동 증명 또는 중국 내 기관의 초청장이 필요하다. 중국은 이번 조치로 지방정부 초청장이 있어야만 M비자를 내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M비자는 중국과 한국에 모두 사업장을 두고 왕래하는 기업인들이 주로 활용해 왔다. 한국 기업의 중국 공장을 유지·보수하는 인력이나 소규모 무역업, 여행업 등 종사자들도 M비자를 받아 왔다. 다만 주중 한국 기업들에 따르면 지난 3년에 걸친 ‘제로 코로나’로 M비자 이용 빈도가 크게 줄었다. 1~2주의 시설격리 부담을 감안하면 중국에 입국할 실익이 없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둔 한국 기업들은 비자 중단 사태의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현지 주재원의 입출국에는 큰 제약이 없지만, 직원들의 중국 출장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반도체산업은 라인 효율화, 고장 설비 수리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기 출장자가 적지 않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기존 인력으로 라인을 운용하겠지만 발급 중단 사태가 길어지면 부담이 커진다”고 우려했다.
중국은 이날부터 일본 내 비자 발급 업무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유럽 각국이 중국발 입국객 방역을 강화했지만 한국과 일본에 대해서만 대응 수위를 높인 것이다. 중국은 ‘상호주의’라고 주장하지만 일각에선 미국 중심 반도체 동맹 ‘칩4’ 가입 등에 대한 보복 의도가 담겨 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동일한 대응을 내세운 중국은 그러나 지난 3년의 제로 코로나 시기엔 상대국이 중국발 입국을 막지 않았는데도 중국 입국자에게 장기간의 시설 격리를 요구했다. 중국의 논리는 “모든 국가에 동일한 조치를 하니까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중국발 해외 여행객과 외국의 중국행 여행객 간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과학적 논거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편 독일은 9일부터 중국·마카오발 여행객에게 유전자증폭(PCR) 검사는 출발, 항원 검사는 도착 48시간 이내 음성 결과를 요구하기로 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김인엽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