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달걀값이 고공행진하자 정부가 수입 물량 확보에 나섰다. 이달 스페인산 달걀을 수입하고, 이후에도 가격이 잡히지 않으면 미국산 수입까지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가 달걀을 수입하는 건 2021년 12월 ‘달걀 파동’(달걀값 급등) 이후 13개월 만이다.
10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부터 스페인산 신선란 121만 개가 국내에 순차적으로 도착한다고 발표했다. 수입된 달걀은 오는 15일부터 대형마트와 식자재 업체 등에 공급돼 시장에 풀린다. 이번에 수입된 양은 국내 하루 달걀 생산량(약 4500만 개)의 2.7%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달걀 한 판(30개)의 전국 평균 소비자 가격은 6622원이다. 한 판에 7100원 수준까지 올랐던 지난해 5~7월에 비해선 소폭 낮아졌지만 5500원 수준이던 최근 5년 평균 가격과 비교해 20% 이상 높다.
달걀값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공급망 교란에 따른 사료 가격 상승과 AI 확산이 맞물리며 2021년 1월 이후 6000원을 웃돌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작년 10월부터 이달 10일까지 전국 21개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병했다. 전체 산란계의 3% 수준인 270만 마리가 살처분되면서 통상 4500만 개 수준인 달걀 생산량도 최근 4300만 개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농식품부는 향후 AI 확산세와 달걀 공급 상황에 따라 필요시 미국산 달걀 수입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