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경제 전문가 10명 중 6명은 한국의 기준금리 고점을 연 3.75%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이 현재 연 3.25%인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더 올릴 것이란 예상이다. 전문가의 절반은 한은이 이르면 올해 하반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경제신문이 10일 금융시장·경제 전문가 2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0%는 한은의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에서 금리 종점을 연 3.75%로 예상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고 있고 물가 수준이 여전히 높아서 (0.25%포인트씩) 두 번 정도 더 인상할 수 있다고 본다”며 “부동산 규제 완화를 통해 부동산 시장의 위험 요인이 완화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인상 여력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응답자의 35%는 연 3.5%, 나머지 5%는 연 4.0%로 예상했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원·달러 환율이 진정되고 물가 역시 크게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안정된 상황”이라며 기준금리 고점을 연 3.5%로 전망했다.
응답자의 50%는 한은이 이르면 올해 하반기 ‘피벗’(정책 전환)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둔화하고 있고,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사이클은 상반기께 마무리될 것”이라며 “국내 부동산 시장의 신용 리스크를 감안하면 하반기에는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응답자의 40%는 한은이 내년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가운데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본 응답자는 30%, 하반기로 본 응답자는 10%로 나타났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될 것 같다”며 “금리 인상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적어도 6개월 정도는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올해 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응답자의 95%는 한은이 13일 열리는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연 3.5%로 결정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이 이어지는 데다 물가도 여전히 높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로 여전히 한은의 물가 목표치(2%)를 한참 웃돌고 있다.
조미현/임도원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