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회사 넥슨은 10일 ‘기생충’ ‘마더’ 등의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는 바른손이앤에이와 전략적 업무제휴(MOU)를 맺고 양사가 보유하고 있는 영상 및 게임 제작 노하우와 지식재산(IP)을 공유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영화 ‘기생충’을 소재로 한 게임이 등장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정헌 넥슨 대표는 “콘텐츠산업에서 IP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며 “양사의 콘텐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박진홍 바른손이앤에이 대표도 “영상이나 게임 등 장르 구분 없이 창작자의 세계관과 비전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IP를 활용해 게임을 제작하면 비교적 쉽게 소재와 스토리를 발굴할 수 있고, 마케팅에도 유리하다. 넷마블이 게임으로 만든 ‘나 혼자만 레벨 업’과 ‘신의 탑’은 웹소설과 웹툰이 기반이다. 크래프톤은 이영도 작가의 판타지 소설 <눈물을 마시는 새>를 기반으로 하는 게임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넥슨 관계자는 “좋은 IP를 얼마나 확보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IP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들과의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엔 IP 확보를 목적으로 한 인수합병(M&A)도 늘어나는 추세다. ‘서머너즈 워’로 유명한 게임사 컴투스는 지난해 콘텐츠 제작사 위지윅스튜디오를 인수한 지 1년 만에 ‘재벌집 막내아들’로 대박을 내 업계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송재준 컴투스 대표는 “컴투스를 단순한 게임회사가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를 아우르는 IP 회사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흥행에 성공한 영화나 드라마, 웹툰 등을 기반으로 한 게임이라고 해서 꼭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HBO가 소설 <얼음과 불의 노래>를 기반으로 제작한 드라마 ‘왕좌의 게임’은 글로벌 히트를 했지만, 이를 바탕으로 제작된 게임들은 대부분 실패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