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롤스로이스모터카가 지난해 전세계 50개국에서 6000대 넘게 판매하면서 118년 브랜드 역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롤스로이스는 지난해 전 세계 50개국에 총 6021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이는 전년 대비 8% 증가한 수치로, 연간 글로벌 판매량이 6000대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롤스로이스는 지난해 전 세계 대부분 시장에서 판매량이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3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약 25%인 중국이 뒤를 이었다. 특히 한국을 비롯해 싱가포르, 일본 등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큰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국내 또한 2020년 171대, 2021년 225대, 지난해 234대를 팔면서 판매량이 증가세다. 토스텐 뮐러 오트보쉬(Torsten Muller-Otvos) 롤스로이스모터카 최고경영자(CEO)는 한국 시장에 대해 "지난 2년 동안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여줬다"며 "머지않은 미래에 한국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롤스로이스가 가장 많이 팔리는 국가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했다.
모델별로는 4억원대 후반인 럭셔리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컬리넌(Cullinan)이 지난해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는 약 5억원대의 대형 세단 고스트(Ghost)가 베스트셀링 모델에 등극했고, 롤스로이스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과 강력한 주행 성능을 대변하는 블랙 배지 역시 높은 판매 성장률을 보이며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전기차 '스펙터'도 대박…선주문만 300대지난해 10월 공개된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 모델 스펙터(Spectre)도 예상을 크게 웃도는 사전 예약 대수를 기록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공식 공개 전 이미 미국에서만 300대 이상의 예약 주문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외에도 롤스로이스의 모든 모델이 고르게 높은 수요를 보였으며, 현재 차량 주문은 올해 말까지 밀려 있는 상태다. 롤스로이스는 2030년까지 완전 전기차 업체로 거듭날 계획이다. 스펙터 가격은 41만3000달러(약 5억원)부터 시작한다.
회사는 또 롤스로이스의 상징인 비스포크 프로그램 역시 역대 최고 주문량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롤스로이스의 비스포크 컬렉티브 프로그램은 굿 우드 공장의 전문 디자이너와 엔지니어, 장인들로 구성됐다. 오트보쉬 CEO는 "롤스로이스는 지난 20년간 굿우드에서 대단한 성공을 거뒀다"며 "굿우드에서 만들어지는 모든 자동차가 전부 맞춤 주문 제작품으로, 이곳에서 제작되는 모든 차량은 각각 고객이 특별히 주문한 서로 다른 비스포크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고급 비스포크 모델에 대한 수요는 중동 지역에서 두드러졌다. 롤스로이스는 이러한 높은 수요를 반영해 지난 7월 두바이 중심지에 ‘프라이빗 오피스’를 세계 최초로 개관했다. 프라이빗 오피스는 굿우드 홈 오브 롤스로이스에서 직접 파견된 비스포크 리드 디자이너 및 비스포크 고객 경험 매니저가 상주하며 고객들이 보다 럭셔리하고 전문화된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다. 롤스로이스는 두바이를 시작으로 향후 전 세계 각지에 프라이빗 오피스를 설립할 계획이다.
오트보쉬 CEO는 "롤스로이스는 고도로 튼튼한 기반 위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전 모델에 대해 무려 2023년까지 주문 대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전 세계적인 어려움과 경제적 역풍으로부터 롤스로이스 역시 자유로울 수 없겠지만, 그런데도 균형 잡힌 글로벌 판매 전략으로 올해도 훌륭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