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상품 금리(12개월 만기 기준)가 연 3% 후반대까지 떨어졌다. 한 달여 만에 최대 1%포인트(p) 떨어진 것으로, 예금 5000만원을 은행에 맡긴다면 받을 수 있는 연간 이자가 약 50만원 줄어든 셈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의 최고금리는 연 3.93~4.3%로 집계됐다. 상품별로 보면 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 금리가 연 3.98%를 기록했고, 농협은행 'NH왈츠회전예금II'이 연 3.93%를 나타냈다.
이밖에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 연 4.31%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 연 4.3%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연 4.2%를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5대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연 4.79~4.93%선(12월13일 기준)을 기록했었다. 은행 측은 금융당국의 수신금리 경쟁 자제령과 함께 은행채 금리가 하락한 점이 예금금리 인하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예금금리는 떨어지는 데 비해 대출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금융소비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3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연 5.25∼8.12%다. 일부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 상단은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연 8%를 뚫은 상황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달 시중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33% 기준 1억원의 주담대를 받았을 때 적용되는 최고 금리는 우리은행이 연 7.72%로 가장 높았고, 하나은행(연 7.69%), NH농협은행(연 7.52%) 순으로 높았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오는 13일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연 3.5%로 올릴 경우 대출금리 상승폭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은 대출 금리에 대한 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은행에 예금 금리와 마찬가지로 대출금리에도 추가 상승 요인이 적다며 무리한 인상은 안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