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중앙은행 긴축기조, 3분기 정점 찍고 누그러질 것"

입력 2023-01-09 18:09
수정 2023-01-10 01:22
지난해에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가파르게 기준금리를 높이면서 다른 국가도 대체로 이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초래한 인플레이션은 공통적인 고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세계 중앙은행의 행보는 엇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인플레 때문에 금리 인상을 이어가는 곳이 있는 반면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인하로 돌아서는 곳도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국과 유럽은 올해도 긴축블룸버그통신은 전 세계 21개국의 평균 기준금리는 올 3분기 연 6%까지 오르며 2001년 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21개국의 기준금리 평균치는 연 5.2%다. 하지만 올 연말에는 연 5.8%로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해당 국가 경제학자들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다.

블룸버그통신은 전 세계 21개 국가의 중앙은행 중 올해 미국 등 10곳은 금리를 올리고, 중국 등 9곳은 내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일본과 폴란드는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말까지 긴축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표적인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4.5%(상단 기준)에서 올해 말 연 5%까지 올랐다가 내년 말 연 4%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블룸버그는 이달 31일부터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되고 오는 3월 FOMC에서도 긴축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긴축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ECB의 기준금리는 연 2.5%, 수신금리는 연 2%다. 블룸버그는 “수신금리가 올해 말 연 2.25%까지 오를 것”이라며 “다만 내년 말에는 연 1.5%로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포웰 블룸버그 유럽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과 경기둔화 우려가 충돌하고 있지만 ECB는 매파(통화긴축 선호)가 지배하고 있다”며 “2월 기준금리가 0.5%포인트 인상되고 3월 수신금리가 0.25%포인트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한국도 연초보다 연말 기준금리가 높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현재 연 3.25%에서 올해 말 연 3.5%로 높아졌다가 내년 말 연 2.5%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한국은행이 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고 이후 인상을 중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한 차례 더 인상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별 최종 금리는 연 3.25% 1명, 연 3.50% 3명, 연 3.75% 2명이었다. 블룸버그는 영국, 뉴질랜드,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도 올해 말 기준금리가 연초보다 상승할 국가로 꼽았다. 中은 인하, 日은 동결중국은 연말 금리가 현재 수준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의 정책금리인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는 연 2.75%에서 올해 말 연 2.55%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블룸버그는 “중국은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이 소비자와 기업 활동에 영향을 미치면서 1분기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며 “인민은행은 최악의 침체에 빠진 부동산시장을 살려야 한다는 압박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캐나다도 금리 인하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국가다. 캐나다 기준금리는 연 4.25%에서 올해 말 연 4%, 내년 말 연 2.75%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오는 4월 퇴임을 앞둔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의 후계자가 지명되는 2월 말이 정책 변화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를 연말까지 유지할 것으로 점쳤다. 블룸버그는 “지지율이 낮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경기 침체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긴축이라는 모험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내년 말에는 연 0%로 금리가 오르며 마이너스 금리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