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최대 도시가 10년 뒤에는 시드니에서 멜버른으로 바뀔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6일(현지시간)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 등은 호주 정부 인구센터를 인용해 지금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32년 멜버른의 인구는 610만명을 기록, 시드니(606만명) 인구를 소폭 넘어선다고 보도했다.
호주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6월 말 기준 시드니의 인구는 약 526만명으로 멜버른(약 498만명)보다 28만명 더 많다.
호주 정부 인구센터는 "멜버른의 인구는 올해 1.8%, 내년 2.1% 늘어난 뒤 이후로도 연평균 1.6%씩 늘어나 향후 10년간 연평균 1.2% 성장에 그칠 시드니의 인구를 10년 후엔 따라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전망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해외 이주 정책 차이 때문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멜버른은 기술 이민자나 유학생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시드니는 밥 카 전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총리가 2000년 '시드니 만원'을 선언하는 등 이민 정책에 소극적이다.
이 때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전부터 멜버른으로 유입되는 해외 이민자 수는 시드니를 앞선 상태였다.
여기에 호주 시민들의 시드니 탈출도 한몫 거든다. 시드니는 호주 내에서 거주비와 생활비가 가장 비싼 곳이기 때문에 시드니에 직장이 있는 사람들도 시드니를 떠나 시드니 외곽 도시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멜버른은 상대적으로 거주비와 생활비가 시드니에 비해 저렴하고 일자리 기회도 많아 매년 다수의 사람이 시드니를 떠나 멜버른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편, 시드니와 멜버른은 전통적으로 호주 내 경쟁 관계에 있다.
1908년 호주 연방이 수도를 정할 때 멜버른이 있는 빅토리아주와 시드니가 있는 NSW주가 수도를 넣고 서로 경쟁하다 두 도시의 중간 지역을 수도로 정하기로 타협하면서 내륙의 작은 도시 켄버라가 수도가 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