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세계적인 통신칩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퀄컴과 손잡고 레벨3 자율주행 통합제어기 개발에 나선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새 먹거리로 키우겠다는 포석이다.
현대모비스는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통합 플랫폼을 제공하는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은 “단편적인 부품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된 통합 플랫폼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실행 계획도 제시했다. 우선 퀄컴과 함께 레벨3 자율주행 통합제어기 개발을 시작한다. 두 회사 경영진은 이번 CES에서 만나 전략적 협업을 약속했다. 현대모비스는 퀄컴의 고성능 반도체를 공급받아 통합제어기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개발할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 개발을 끝낸 뒤 글로벌 고객사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수주 활동을 펼친다는 구상이다. 현대모비스는 앞서 레벨4 이상 완전자율주행 시장을 겨냥해 이스라엘 스타트업 오토피아와도 손잡았다.
현대모비스의 성장 전략은 이날 CES에서 공개한 미래 목적기반차량(PBV) 콘셉트 모델인 ‘엠비전 TO’에서도 확인됐다. 전동화 기반 자율주행차인 엠비전 TO는 네 바퀴 모두 조향·제동 기능을 갖춘 ‘e-코너 시스템’ 등이 적용된 모빌리티다.
엠비전 TO는 각 바퀴가 독립적으로 구동되는 만큼 목적에 따라 차량 크기와 형태를 바꿀 수 있다. 바퀴가 90도까지 꺾이기 때문에 게가 옆으로 걷는 듯한 ‘크랩 주행’이나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하는 ‘제로 턴’ 등이 가능하다. 이날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시연된 엠비전 TO의 움직임에 세계 취재진은 놀라는 모습이었다.
엠비전 TO 내부에는 PBV에 걸맞게 접거나 회전이 가능한 좌석을 장착했다. 좁은 도심지 주행이나 화물 운송 등 목적에 맞게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 5에도 e-코너 시스템을 적용해 실증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CES를 코로나19 이후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과 소통할 기회로 보고 역대 가장 넓은 전시 공간(780㎡)을 마련했다. 글로벌 고객사를 위한 전용 전시 공간을 마련해 양산 적용이 가능한 신기술 19종을 소개하기도 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런 기술들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펼쳐 신규 수주를 늘릴 방침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현대모비스의 글로벌 수주 금액은 33억3000만달러로, 연간 목표의 90%를 달성했다.
라스베이거스=CES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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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 CES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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