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 06일 15:3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VIG파트너스가 경영난을 겪어온 저가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의 새 주인이 된다. 1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회사에 투입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경영시스템을 선진화해 재도약 시키겠다는 계획이다.
6일 VIG파트너스는 ㈜성정과 백제컨츄리클럽이 보유하던 이스타항공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성정 측이 1200억원을 투입해 확보한 기존 지분의 가치는 400억원 미만으로 평가됐다. VIG파트너스는 구주 인수와 별도로 이달 말까지 이스타항공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1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스타항공은 2007년 설립 후 2009년 1월 김포-제주 노선을 시작으로 같은 해 12월 국제선 시장에 진출한 저가항공사(LCC)다. 2014년엔 누적 탑승객 수 1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국내 대표 LCC 업체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창업주인 이상직 전 의원이 횡령·배임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는 등 지배구조가 흔들린 데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회생절차를 밟는 등 경영상 어려움을 겪어왔다. 2021년 ㈜성정이 약 1200억원을 투입해 경영권을 확보했지만, 국토부로부터 항공운항증명서(AOC)를 발급받는 데 난항을 겪으며 사실상 운영이 중지됐다.
이스타항공은 VIG파트너스의 대규모 신규 투자금을 자본잠식을 해소하고 신규 기체(B737-8)를 추가 도입해 고품질의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선진적 운영체계를 구축하는 데 활용할 방침이다. 투명해진 지배구조를 기반으로 국토부와 논의해 AOC 재발급에도 나설 계획이다. VIG파트너스는 조중석 전 아시아나항공 전무를 이스타항공의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VIG파트너스는 기존 투자 포트폴리오와의 시너지도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VIG파트너스의 크레딧 투자 부문인 VIG얼터너티브크레딧은 여행플랫폼 마이리얼트립이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52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여행업과 항공업간 시너지를 통해 리오프닝 시기에 보유 포트폴리오들의 기업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이스타항공의 인수는 지난해 8월 골프 플랫폼 스마트스코어 투자에 이어 VIG 4호 펀드의 여덟 번째 투자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