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넷플릭스 보신 분?" 묻자 전부 손 들었다…파급력 과시 [CES 2023]

입력 2023-01-06 14:36
수정 2023-01-06 16:03

“여러분 중 지난달에 넷플릭스를 보신 분 있나요?”

5일(현지시간) CES 2023의 키노트 연사로 등장한 제레미 고만 넷플릭스 글로벌 광고 담당이 청중에게 말하자 사방에서 팔이 올라갔다. 수백 명이 모인 행사장에서 손을 들지 않은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 넷플릭스의 파급력을 한 번에 보여준 질문이었다.

광고를 책임지는 고만 담당이 꼽은 파급력의 원천은 콘텐츠였다. 그는 “같은 커뮤니티에 속한 사람들은 같은 것을 보고 싶어한다”며 “커뮤니티에서 한 사람이 좋은 콘텐츠를 구독하면 (입소문이 퍼지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커뮤니티가 원할 만한 매력적인 콘텐츠를 발굴하고 발굴해야 한다”며 창의적인 콘텐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성장 정체의 위기를 겪었다. 1분기와 2분기 구독자가 직전 분기 대비 20만명, 97만명씩 감소했다. 넷플릭스는 수익성 개선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해 11월 광고 기반 요금제를 신규로 출시했다. 콘텐츠 앞뒤로 광고가 붙거나, 일부 콘텐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성과는 아직 미미하다. 첫달 한 달간 전체 미국 가입자 중 광고요금제를 선택한 비율은 0.2%에 그쳤다. 때문에 지난 4일 미디어 세션에 등장한 디즈니와 워너브라더스, 폭스 등 미국의 다른 미디어 관계자들도 넷플릭스의 광고요금제 성공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광고는 안 한다던 넷플릭스가 언제 바뀌었냐”는 비아냥과 “큰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기대, “소비자들이 과연 광고 있는 콘텐츠를 보겠느냐”는 회의론이 공존했다.

그러나 고만 담당은 “광고가 넷플릭스를 바꾸는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좋은 콘텐츠가 결국 넷플릭스의 수익을 가져다 준다는 ‘본질’을 고수한 것이다.

의문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이미 광고 없는 콘텐츠에 익숙한 소비자들은 요금을 조금 더 지불하더라도 광고를 부착한 저렴한 요금제를 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넷플릭스에는 두 번째 수익성 강화 전략이 있다. 올해 도입할 예정인 공유 계정 금지 정책이다. 여러 명에서 요금을 나눠내 저렴하게 이용하던 계정을 더 이상 쓸 수 없게 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광고 요금제를 찾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고만 담당은 “하루의 끝에는 결국 콘텐츠가 있다”며 “우리는 모두가 즐길 만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