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 안에 설득하고 단숨에 사게 하라

입력 2023-01-06 12:35
수정 2023-01-06 12:36
■ 「요즘 카피 바이블」 김시래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광고는 대기업들의 전유물이었다. 광고 매체란 고작해야 TV나 라디오, 신문이 전부였고 비쌌다.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의 홍보 수단은 기껏해야 옥외 광고를 하거나 전단을 뿌리는 게 전부였다.

그러나 이제는 세상이 바뀌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손에 광고 단말기를 하나씩 들고 다닌다. 바로 스마트폰이다. 들어가는 SNS 플랫폼마다, 포털마다, 쇼핑몰마다 광고가 가득하다. 이젠 큰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누구나 쉽게 자신의 제품을 소비자들의 눈앞에 들이밀 수 있다.

그러나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스마트폰 세상에서는 1초 안에 모든 것이 결정된다는 사실이다. 보는 즉시 소비자의 눈을 잡아끌어야 하고 클릭을 유도해야 한다. 고민거리를 남기거나 주저하게 만들면 그걸로 끝이다. 순식간에 무시당하고 잊힐 것이다.

이는 광고가 아니라도 마찬가지다. 콘텐츠가 범람하는 이 시대에, 시간을 잡아먹는 콘텐츠는 죄악이나 다름없다.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는 틱톡은 15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도 쇼츠, 릴스와는 짧은 콘텐츠에 주목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자사의 프로그램에 재생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였다. 이들이 이러한 변화를 시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소비자들이 짧고 빠른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광고 카피도 마찬가지다. 불필요한 이야기는 줄이고 군더더기는 덜어내야 한다. 그것이 먹히는 광고 카피를 쓰기 위한 제1전략이다. 짧고 쉬운 카피는 여러 가지 강점을 지닌다. 눈에 잘 들어오고, 기억에 오래 남는다. 임팩트가 생기는 것이다. 생각해 보자. 우리가 기억하는 명문들은 대부분 단순한 문장들이다. 모두가 인정하는 위대한 진리도 단순하고 쉬운 언어다.

‘네 이웃을 사랑하라’, ‘돈 보기를 돌같이 하라’. 똑같은 메시지를 전달하더라도, 짧고 분명하게 이야기하지 않으면 그 메시지는 순식간에 휘발되어 버릴 것이다. 본드처럼 뇌리에 달라붙은 카피를 쓰고 싶다면 쉽고 단순한 언어를 활용해야만 한다.

먹히는 카피를 위한 두 번째 전략은 혜택을 제시하는 것이다. 사람은 이득이 있어야 움직인다. 아무리 멋지고 좋은 제품이라도, 이득을 분명하게 제시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카피를 쓰고 싶다면, 먼저 상대방의 입장에서 광고를 바라보아야만 한다.

환경 보호 카피를 쓰고 있다면, ‘북극곰이 사라지고 있다’라고 쓰지 말고 ‘아이들의 땅이 사라지고 있다’라고 써야 한다. 업무 강좌 카피를 쓴다면 ‘마케터를 위한 실무 강의’라고 쓰지 말고 ‘이걸 알면 칼퇴할 수 있습니다’라고 써야 한다.

세 번째 전략은 바로 광고를 뉴스로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24시간 광고에 둘러싸여 있다. 광고에 지친 사람들은 돈을 내고서라도 광고를 보지 않으려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그 핵심은 ‘재미’에 있다. 소비자들은 광고를 싫어하는 게 아니다. 자신의 시간을 낭비하게 만드는 불필요한 콘텐츠를 싫어하는 것이다. 똑같은 광고라도, 소비자들의 쓸모에 맞고, 재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광고는 당신이 굳이 애쓰지 않아도 스스로 퍼져나갈 것이다.

배민의 ‘치킨은 살 안 쪄요, 살은 내가 쪄요’, 세탁특공대의 ‘케찹에게 당한 와이셔츠 긴급 이송 중!’과 같은 카피들이 대표적이다.

마케팅과 광고의 기본은 팔리는 카피다. 팔리는 문장은 시대와 호흡하기 때문에,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욕구를 담아내야만 한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사람들의 삶이 변화함에 따라 광고도 변화해야 한다. 익숙한 관습에 따라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세상의 속도계를 따라가지 않는다면, 당신은 치열한 온라인 광고 격전장에서 결국 도태되고 말 것이다.

<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border:1px solid #c3c3c3" />

※ 한경닷컴에서 한경 CMO 인사이트 구독 신청을 하시면, 매주 월요일 아침에 마케팅 콘텐츠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