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삼정KPMG 리세션대응센터장 "유동성 필요한 기업에 맞춤형 전략 제시"

입력 2023-01-06 10:11
수정 2023-01-09 10:00
이 기사는 01월 06일 10:1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사업 재편이나 비핵심자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 확보가 필요한 기업이 많아질 겁니다. 이를 위한 맞춤형 전략을 제시하는 게 목표입니다."

구조조정 전문가로 손꼽히는 이재현 삼정KPMG 부대표는 지난 연말 '리세션대응센터'의 수장을 맡게 됐다. 삼정KPMG가 '빅4' 회계법인 중 처음으로 발족한 리세션대응센터는 기업들의 불황(리세션) 맞춤형 컨설팅과 재무자문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 센터장을 포함해 총 9명으로 구성했는데 이 중 8명이 파트너 직급이다. 전문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 센터장은 센터 설립 배경에 대해 "올해 경기침체가 예상됨에 따라 기업들의 고민이 복잡다단해질 것으로 보고 선제적 리세션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크게 재무자문 부문과 컨설팅 부문으로 나눠 각 분야의 내부 전문가들로 구성했다"며 "기업들의 수요를 중장기 성장동력 마련, 재무구조 개선, 오퍼레이션 최적화 등으로 예상해 7개 최적화된 맞춤형 솔루션을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리세션대응센터의 서비스는 △경영진단 및 시나리오 플래닝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자문 △비핵심 사업 및 자산 매각 자문 △자금 조달 자문(투자유치) △신사업·신성장 등 기회영역 발굴 자문 △인사 혁신 및 조직 개편 자문 △비용 절감 및 오퍼레이션 효율화 자문 등 7개다. 센터 내 전문가들이 주요 기업들의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경기침체 대응 전략을 짜 선제적으로 제안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기존 삼정KPMG 내 컨설팅 사업부문과 차별화되는 점이 무엇인지 묻자 이 센터장은 "사업재편에 전문성을 가진 크로스펑셔널 파트너들로 구성돼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했다. "경영전반에 걸쳐 선제적으로 전략을 제시하고 기업 상황에 맞춘 상세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리세션대응센터는 삼정KPMG가 자체적으로 운영한다. KPMG 글로벌 중에서는 싱가포르에서 지난해 10월 '리세션 플레이북'을 발간한 바 있다. 이 센터장은 "싱가포르의 리세션 플레이북을 참고해 센터 설립 준비를 했다"며 "삼정KPMG의 리세션대응센터가 KPMG 글로벌 차원의 우수 벤치마킹 사례가 되도록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정KPMG는 향후 리세션대응센터 내 전문인력을 적극 활용하는 것은 물론 기존 삼정KPMG 내 재무자문, 컨설팅, 감사, 세무 등의 사업부문과 네트워크 공유, 협업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센터장은 "지난해 삼정KPMG가 외국계 IB들을 제치고 재무자문 부문 1위에 오를 만큼 딜 어드바이저리에 강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기업들의 상담요청에 바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만큼 센터 구성원들이 전문성을 갖춘 파트너급이라는 것도 다른 컨설팅센터들과는 차별화된 강점"이라고 말했다.

올해 경기침체로 기업들이 겪게 될 어려움에 대해 묻자 이 센터장은 "기업들이 처한 환경은 다 다르지만 너무 복잡한 변화로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게 공통 의견"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철저한 객관적 진단이 선행돼야 문제 의식을 갖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실행전략을 짤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는 "유동성 확보 및 재무건전성 제고 차원에서 비핵심 자산 및 사업부 매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대규모 인력 감축, 공장 간 재배치 등 구조조정을 통한 턴어라운드 전략, 중장기 성장동력 마련을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핵심사업 강화를 위한 선제적 인수합병(M&A), 공급망 리스크 최소화를 위한 구매 및 공급망 관리 운영 고도화 등도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예를 들어 중견그룹 A사는 물류 자회사인 B사의 경영 진단과 수익성 개선 전략, M&A 전략 수립을 삼정KPMG 리세션대응센터에 의뢰했다. B사는 팬데믹 기간 동안 해운·운송 운임 상승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됐지만 경영진은 코로나 이후 지속가능한 성장 방안에 대해 고민하던 상황이었다. 이에 삼정KPMG는 컨설팅 부문에서 사업분석 및 주요 이슈 진단,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축, 신규 성장견인 사업 업무를, 재무자문 부문에서 신규사업 진출 전략 자문, M&A 타깃 기업 필터링, M&A 자문 및 PMI(인수 후 통합) 전략 수립을 도왔다.

산업군별로는 경기 민감도가 높고 인플레이션 영향을 많이 받는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의류 업종에서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구조적인 산업재편이 진행 중이면서 경기 민감도가 높은 소매 및 유통, 자동차 부품 업종과 경기 선행 업종으로 꼽히는 철강, 반도체 업종, 금리 민감도가 높은 건설 등의 업종에서 비핵심 사업 매각과 부동산 유동화 등 유동성 확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센터장은 "이젠 예전처럼 구조조정 성격의 수동적 사업재편만으로는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활동을 펼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면밀한 사전 진단 및 전략 수립으로 다변화된 경기 침체기에 유동성을 확보하고 성장동력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