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양양국제공항에 거점을 둔 저비용항공사(LCC) 플라이강원의 자금난이 심각하다.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대만 등 국제선 운항을 취소한 데다 한 달 치 임금 지급까지 밀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플라이강원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운항할 계획이었던 양양~대만 타이베이 노선을 무더기로 결항 조치했다. 해당 비행편을 예매한 승객들에게는 인당 25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최근 비행기 수가 줄면서 운항 스케줄이 빡빡해진 데 따른 결정이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27일 보잉 항공기(B737-800) 1대를 리스사에 반납했다. 리스료 부담이 커져 내린 전략적 결정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에어버스사의 중대형 항공기 A330-200을 도입한 이후 플라이강원의 재무 건전성은 급격히 나빠졌다. 지난해 연간 매출이 약 350억원으로 2021년(약 75억원) 대비 크게 개선됐지만, 항공기를 들여오면서 발생한 고정비용 증가세가 더 가팔랐다. 그 여파로 지난해 11월분 급여도 체불했다. 플라이강원은 지난 2020년에도 두 달간 임금을 체불한 적이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자금난은 일시적인 것”이라며 “급여 문제는 이달 중으로 정상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업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무리한 투자까지 단행하면서 초래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플라이강원은 2019년 국토교통부로부터 운항증명(AOC)을 얻어 운항을 시작한 뒤 매년 적자를 내왔다. 지난해 1~9월 누적 영업손실은 약 214억원이다.
항공사업법에 따르면 국제선 항공사업자는 운항 개시일로부터 3년 이내에 5대 이상의 항공기를 확보해야 한다. 플라이강원이 3월까지 항공기 2대를 추가로 도입하지 못하면 AOC가 취소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