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시위'를 지지하며 정부를 비판하다가 당국에 체포됐던 이란의 유명 배우 타라네 알리두스티(38)가 3주 만에 석방됐다.
4일(현지시간) 현지 ISNA 통신에 따르면 알리두스티의 변호인 자흐라 미누이는 "나의 의뢰인(알리두스티)은 오늘 보석으로 풀려났다"고 밝혔다.
알리두스티의 어머니 나데레 하키멜라히도 이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딸의 석방 소식을 전했다.
개혁 성향 일간지 샤르그가 홈페이지를 통해 알리두스티가 꽃다발을 들고 테헤란 에빈 교도소(구치소 겸용) 앞에서 지인들과 포즈를 취하는 알리두스티의 사진을 보도했다.
칸국제영화제도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란인 배우 알리두스티가 구금 3주 만에 석방된 것은 매우 다행스럽고 기쁜 일"이라면서 "계속해서 (이란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전했다.
알리두스티는 엄격한 이슬람 국가인 이란에서 예전부터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다. 2016년 칸 영화제 수상을 기념하는 기자회견에서는 팔꿈치 안쪽에 페미니즘 지지를 상징하는 문신을 새긴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란 내 보수층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나아가 최근에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시위대에 대한 당국의 사형 집행을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반정부 시위가 본격화하자 알리두스티는 인스타그램에 히잡을 벗은 자신의 사진을 게시하며 '히잡 의문사'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 연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시위 참가자 모센 셰카리(23)의 사형이 집행됐던 지난달 8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당신의 침묵은 억압과 독재에 대해 지지를 의미한다"며 "이란 정부의 이런 잔혹한 사형 집행에 국제단체들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인류의 수치"라고 밝혔다.
이란 당국은 반정부 시위를 지지한 가수, 배우, 스포츠 스타 등을 체포해 왔다.
한편 알리두스티는 지난 2017년 아카데미상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세일즈맨'에서 주인공을 맡았다. 그는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 극찬을 받은 사이드 루스타이 감독의 '레일라의 형제들'에 출연하는 등 최근까지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쳤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