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CES 2023'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진행한 사전 부스 투어에서는 향후 도래할 스마트홈의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개별의 획기적 신제품보다 '기기 간 연결성'을 강화해 매력적 소비자 경험을 만들겠다는 게 핵심이다.
삼성전자가 CES에서 조성한 부스는 참가업체 가운데 가장 넓은 3368㎡(약 1019평) 규모에 달한다.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화면에서는 △지속가능 △홈 시큐리티 △패밀리 케어 △헬스&웰니스 △엔터테인먼트 △스마트 워크 6개 영역의 서비스가 색깔별로 나타났다. '맞춤형 경험으로 여는 초(超)연결 시대'라는 주제에 맞게 일상생활 곳곳에 연결 서비스를 적용했다는 점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부스 안에는 스마트싱스 월(SmartThing Wall)'이 조성돼 삼성전자의 주요 제품과 다양한 집 안 기기들이 어떻게 이용자들의 삶을 연결하는지 보여준다. 초연결을 위한 3대 핵심 플랫폼은 제품과 제품을 잇는 '스마트싱스' 서비스,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해주는 보안 솔루션 '삼성 녹스(Knox)', 음성 인식을 넘어 인공지능(AI) 인텔리전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빅스비(Bixby)' 등으로 구성된다. 회사 관계자는 "쉬운 연결과 편리한 기기 제어, 고객 맞춤형 서비스 등으로 진정한 '캄테크(Calm Technology)'를 구현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캄테크'는 말 그대로 사용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제공되는 기술이다. 새로 연결하고자 하는 기기에 저전력 블루투스 탐색, 자동 인증 등이 자동 적용돼 번거로움을 최소화한다. 가령 새로 오븐을 살 경우 이용자가 따로 제품을 등록할 필요 없이 자동으로 스마트싱스에 추가되는 기능이다.
홈 시큐리티존에서는 삼성TV와 1000개 이상의 스마트싱스 호환기기를 통해 외출시에도 집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스마트싱스 홈 모니터'가 보인다. TV에 부착된 카메라를 통해 집 안을 확인하고, 누수 감지 센서와 연기 감지 센서 등을 활용해 침수와 화재 상황도 전달받을 수 있다. 오는 3월부터는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제트 봇 AI'의 '홈 모니터링' 기능을 통해 빈 집에서 사람 형태가 인식되면 알림을 지원할 계획이다.
연로한 부모님을 집에 두고 외출할 때 연기나 누수 등 응급 상황에 대응하는 방법은 '패밀리 케어존'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TV 내장 마이크로 소리를 인식해 부모님의 위급 상황을 감지해 자녀 스마트폰으로 전화를 걸고, 자녀는 TV 카메라로 부모님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기능은 반려동물에도 비슷하게 적용할 수 있다.
손목에 찬 갤럭시워치를 통해 측정된 생체 신호·수면·일상 활동기록과 차량 카메라·센서를 연동해 운전자 인지 수준을 측정하고 상태 변화를 파악, 경고 메시지·공조 등 차량 환경을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기능도 눈길을 끌었다. 교통 체증·날씨 등 실시간 스트레스 요인을 감지해 운전자 부담을 낮춰주는 경로를 제안해 준다. 운전자가 부주의로 졸 때 경고 메시지를 준다거나, 저녁 약속 스케줄 안내 등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는 300여개 파트너사 약 3000종의 제품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 홈 사물인터넷(IoT) 연동 표준인 매터(Matter)와 HCA(Home Connectivity Alliance) 표준도 지원해 사용자들의 기기 선택권과 사용성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이날 부스 투어에 앞서 진행된 삼성전자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은 "삼성전자가 약속한 연결 경험의 완성을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시기"라면서 "연결을 통해 모두의 꿈과 바람이 담긴 기술을 현실로 구현하는 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궁극적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라스베이거스=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