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의 지난해 은행 강도 사건이 0건에 그쳤다고 3일(현지시간) 미국 CNN이 전했다. 현대기술 발달로 보안이 강화돼 범죄 차단 효과도 있지만 덴마크를 포함한 북유럽 국가들에서 현금 사용이 감소한 영향도 꼽힌다. 카드·앱·모바일 결제가 활성화되면서 은행에 예치된 현금이 줄고, 은행을 털어봤자 수익이 예전만 못한 셈이다. 또한 금융범죄가 해킹·피싱 등으로 이동했다는 분석이다.
덴마크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덴마크는 2021년에 단 한 번의 은행 강도 사건이 있었다. 2000년 221건이 발생한 이후 강도 범죄는 꾸준이 감소하고 있다. 미카엘 버스트-조셉 디지털 책임자는 “카메라 감시가 늘고 경보시스템이 개선됐으며 경찰과의 강력한 협업이 사건을 줄이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은행 강도 사건이 줄어든 또다른 이유로 은행창구 직원의 급격한 감소를 들었다. “덴마크에 있는 800개의 은행 지점 중 20개의 지점만이 입출금을 처리하는 창구 직원을 두고 있다”며 “고객 대부분은 2000여개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은 덴마크 중앙은행 자료를 인용해 지난 6년간 덴마크의 현금 인출금액이 약 75% 급감했다고 전했다. 덴마크 사람들이 카드·앱·모바일 결제 사용이 급증하면서 시중에 유통되는 현금이 줄어들었다.
세계적으로 결제 비중이 현금에서 디지털 뱅킹으로 이동함에 따라 다른 나라에서도 은행·개인정보를 노리는 해킹·피싱 등 사이버 범죄가 늘고 강도 범죄는 감소하고 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은행 범죄 통계에 따르면 미국 은행들은 2021년 1724건의 피해를 입었는데, 2004년 7556건에 비하면 크게 줄었다. 덴마크 역시 온라인 뱅킹 사기가 급증하고 있다. 조셉 책임자 “옛날에는 강도들이 은행에 갔지만 지금은 고객에 간다”고 말했다.
한편 덴마크는 약 590만명의 인구를 가지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지난해 세계 행복 보고서에서건강한 기대수명, 1인당 GDP, 사회적 지원, 낮은 부패 등 지표에서 핀란드 다음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