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녀와 택시 기사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이 검찰 송치 하루를 앞두고 말을 바꿨다.
3일 경기 일산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동거녀 시신을 강가에 내다 버렸다고 주장했던 이씨는 경찰의 수색 개시 일주일만인 이날 돌연 "시신을 땅에 묻었다"고 진술을 바꿨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날 오후 이씨 동거녀 시신 매장지로 추정되는 파주시 공릉천변 일대에서 수색 작업을 벌였다.
이씨가 매장지로 지목한 지점은 기존 수색 지역에서 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파주 집에서는 10㎞가 채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수색 작업에는 굴착기와 경찰 인력, 수색견 등이 투입됐으나, 이날 파주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1도에 불과하고,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3도 아래로 떨어지는 등 혹한의 날씨여서 언 땅에서 시신을 찾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날 수색 작업은 일몰 때인 오후 6시까지 진행됐고, 수색 작업은 다음 날 재개된다.
경찰은 또 이날 이씨의 집 등에서 확보한 혈흔과 머리카락 등의 증거물에서 남성 1명, 여성 3명 등 총 4명의 DNA(유전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이 같은 내용을 회신받은 경찰은 이를 토대로 DNA의 신원 확인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은 "이미 사망한 피해자와 이씨 집에 드나든 가족이나 주변인 등을 대상으로 DNA 대조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감식 결과에 따르면 현재까지 추가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동거녀와 택시 기사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하고, 피해자들의 신용카드로 수천만원을 사용한 혐의로 구속된 이씨를 오는 4일 검찰로 송치한다.
이씨는 4일 오전 9시께 일산동부경찰서에서 나와 이송될 예정이며, 신상정보 공개가 결정된 이씨의 얼굴이 취재진 앞에서 공개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