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美가 준 미사일로 '러軍 막사' 때렸다…"수백명 즉사"

입력 2023-01-03 17:24
수정 2023-01-04 01:03

러시아 국방부는 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이 쏜 미사일로 러시아 군인 63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관영매체인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 사이 우크라이나 동부에 있는 러시아 점령지 도네츠크주 러시아군 임시 숙소가 우크라이나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발사한 여섯 발의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미사일 중 두 발을 요격했다고 설명했다.

전날부터 러시아의 피해 현장을 담은 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되자 러시아는 이날 이례적으로 자국군 손실을 공개했다. 다닐 베즈소노프 도네츠크인민공화국 대변인은 “하이마스 미사일이 지역 학교를 공격했다”며 “정확한 사상자는 알 수 없지만 건물은 심하게 손상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연방보안국 출신인 이고리 기르킨은 “해당 지역 학교는 600명가량의 신병들이 임시 숙소로 쓰던 곳”이라며 “이번 공격으로 사상자가 수백 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실제 사망자가 최대 400명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숙소엔 동원령으로 소집된 러시아 신병들이 머물고 있었으며 이들은 주로 모스크바 동남쪽 지역에서 왔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의 임시 숙소 위치를 쉽게 파악한 것은 러시아 군인들의 잦은 휴대폰 사용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텔레그래프지는 휴대폰 데이터가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군막사 공격을 가능하게 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한 소식통은 “잠정 조사 결과 군인들의 빈번한 휴대폰 사용이 미사일 공격의 원인이 됐다”며 “우크라이나는 ‘에셜론’이라는 첩보 체계를 이용해 휴대폰 이용자들의 위치를 파악했다”고 말했다. 에셜론은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국가들이 운용하는 국제 통신 감청 및 신호정보 수집 분석 네트워크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