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강도 방역'에…"분수도 모르고 감히 중국을 막아?"

입력 2023-01-03 15:16
수정 2023-01-03 15:25

우리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중국발 입국자에게 고강도 방역 조치를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인들의 불만이 일고 있다.

3일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百度)'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 등에서 중국 누리꾼들은 한국 방역 정책에 대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모든 책임을 중국으로 돌리려고 한다", "한국은 어째서 늘 중국에 자격지심을 가지고 있나", "감히 한국이 중국을 막으려 한다니 분수를 모른다"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우리도 한국으로 여행을 가지 말아야 한다"며 소위 한국여행에 대한 '불매운동' 조짐도 나오는 눈치다.

일부 현지 매체들은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중국 온라인 매체 '화성방진'은 논평을 내고 "이미 코로나19 변이는 전 세계 어디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인데, 중국 입국을 규제하는 것은 미국·영국 등 서방국가들의 정치 논리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항저우 인터넷'은 "일부 국가가 중국인의 입국을 제한하는 것은 위선"이라며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방역 조치가 완화되는 상황에 왜 중국만을 주요 방역 대상으로 삼고 있느냐"고 따졌다.

중국 정부도 사실상 우리에 공식적으로 불만을 내비친 상태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각국의 방역 조치는 반드시 과학적이고 도를 넘지 말아야 한다"면서 "정상적인 인원 교류와 교류 협력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우리 정부는 지난해 12월 30일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에서 이달 2일부터 내달 28일까지 시행할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 기간 중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단기 체류 외국인은 입국 후 하루 안에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진 별도 공간에 격리된다. 내국인이나 장기 체류 외국인의 경우 입국 1일 이내 거주지 보건소에서 검사한 뒤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택에서 대기하면 된다.

또 중국발 입국자는 오는 5일부터는 입국 전 검사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중국에서 한국행 항공기에 탑승하는 내·외국인(장례식 참석 등 일부는 예외)에 대해 탑승 시 '48시간 이내 PCR 검사' 또는 '24시간 이내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결과 제출이 의무화된다.

중국 내 공관을 통한 단기 비자 발급도 제한된다. 비자 발급 제한은 오는 31일까지인데, 외교·공무, 필수적 기업 운영, 인도적 사유 등의 목적으로는 비자 발급이 가능하지만, 관광비자 발급은 중단된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회의에서 "정부는 중국의 코로나19 상황 악화로 인한 국내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일부 방역 조치를 강화한다"며 "방역 상황 안정 시까지 우리나라로의 단기 여행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