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지사(사진)는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가 주어지는 경기도를 만들겠다"고 2일 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경기도청에서 도민을 초대한 신년인사회를 연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경기도는 이날 농림·축산·문화·체육·노동·환경·경제·사회복지·여성·지역개발·기업 등 분야별 도민을 초대해 김 지사와 함께 새해 소망을 이야기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선 광명 장애인복지단 소속의 다소니챔버오케스트라단이 축하공연을 했다. 발달장애인으로 구성된 국내 최초의 예술단이다.
이어 인사말을 한 김 지사는 중학생 시절 청계천 무허가 판잣집에서 경기도 광주군(현 성남시)로 강제 이주한 52년여전 경기도 생활을 소개했다. 그는 "중학생인 제게 주어진 환경은 절망 그 자체였다"며 "끼니 걱정을 해야했고, 학업을 계속하기도 쉽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돌이켜 보면 제게 필요한 것은 공부를 조금 더 할 수 있는, 밥을 제때 먹을 수 있는 기회였다"며 "공직에서 어느정도 자리가 잡혔을 때에도 명문학교를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 집안의 어려움으로 빚어지는 편견들, 고르지 못하고 제약을 많이 받았던 상황이 원망스러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 연천 미라클 황영목 선수가 말했던 것처럼 운동할 수 있는 기회,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 가급적 많은 기회를 제공해서 제가 어렸을 때 겪은 기회 부족에 의한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새해 정책으로 예술인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시범 실시되는 기회소득 정책을 소개했다.
경기도는 예술활동을 증명한 도민 중 중위소득 120% 이하인 사람에게 하반기부터 연 120만원의 예술인 기회소득을 지급한다.
직업훈련 등을 받는 장애인에게 하반기부터 1인당 월 5만원의 장애인 기회소득도 주기로 했다.
"기득권 개혁을 요구하는 자가 기득권인지부터 살펴야"
김 지사는 "정치한 지 1년 6개월이 됐다"며 "적어도 기득권 타파를 얘기하는 정치인은 내가 먼저 기득권임을 인정하고 (내것부터) 내려놔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노동, 교육, 연금 3대 개혁을 언급하면서 '기득권 타파'를 강조하고 있는 것을 비판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지사는 도민들에게 "자기 각자의 목소리를 많이 내달라 1400도민 여러분들이 저마다 소리를 내달라"며 "사회와 경제의 역동성을 키워 기회를 창출하는 동시에 포용하고 상생하는 경기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수원=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