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28일, ‘만 나이 통일법’이 시행된다. 마침내 우리 모두 한두 살씩 어려지게 된다. 40대를 앞둔 이들은 39세로, 50대로 넘어가려던 이들은 49세로 다시 돌아간다. 조금이라도 젊어지고 싶다는 인간의 욕망은 단지 숫자만 바뀌었는데도 기분이 좋다. 하지만 나이를 먹는다는 게 그렇게 겁나는 일일까.
와다 히데키의 <80세의 벽>과 박희경의 <60대, 오히려 좋아>는 나이가 드는 것에 대해 겁낼 필요가 없다거나, 오히려 젊을 때보다 나은 점이 있다고 주장하는 책들이다. 나이듦은 누구나 맞닥뜨리는 인생의 단계이기에 조금씩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면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있다는 얘기다.
일본의 노인정신의학 전문가인 와다는 <80세의 벽>에서 노년에 명심해야 할 것들, 특히 80세가 됐을 때 100세까지의 20년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를 알려준다. 저자는 건강하고 오래 살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려야 비로소 진정한 노년을 맞이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즐길 수 있어야 ‘100세 인생’이라는 것이다.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소중히 여기는 게 ‘행복한 노후’와 ‘불행한 노후’를 가르는 기준이라고 역설한다.
<60대, 오히려 좋아>는 이혼이나 질병 등 ‘고난의 젊은 날’을 거쳐 이르른 60대가 가장 찬란한 시절이며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기라고 말한다. 영어를 배우기 위해 몰타로 어학연수를 떠나고, 가슴 뛰는 연애를 꿈꾸며, 여행에서 평화로운 시간을 누리는 그에게 60대는 젊음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전성기의 시작이다. 저자는 아직 노년층이라고 하기엔 모호한 나이 60대에 대한 사회적 통념을 거침없이 반박한다.
두 책 모두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저자들이 제시하는 삶의 방향을 잘 따라간다면 노년에 대한 걱정을 조금은 덜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금아 기자 shinebij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