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가 신년 정기 인사에서 이태원 참사 당시 관련 실무를 맡은 담당자들을 대거 교체했다. 전날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구속됨에 따라 현재 구청 업무는 행정지원국장이 맡고 있다.
용산구는 4·5급 직원 인사를 내년 1월 1일자로 단행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인사에서는 안전건설교통국장이 교체됐고, 안전재난과장·건설관리과장·주차관리과장·건강관리과장·스마트정보과장 등도 바뀌었다.
이들은 대부분 안전 대책·건축물 관리·교통·보도 정비·폐쇄회로(CC)TV 관제 등을 담당하는 주무 부서 담당자들이다. 이 중 상당수는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기 전 용산구의 핼러윈 대비 긴급 대책 회의에 참여했다.
이번에 교체된 인사 중 최원준 안전재난과장은 박희영 구청장과 함께 전날 구속됐다. 사전 예방대책을 소홀히 하고 참사에 부적절하게 대처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를 받는다.
용산구 관계자는 "참사 후 구정 쇄신을 위해 새해 조직 개편에 맞춰 정기 인사를 단행한 것"이라며 "용산구는 박 구청장의 구속으로 이날부터 직무대리 체제로 전환했다"고 했다.
원래 유승재 부구청장이 직무대리를 맡아야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이번 주 출근하지 못했다. 이에 행정지원국장이 구청장 직무를 대신하고 있다.
직무대리 체제는 구청장의 권한을 모두 위임하는 '권한대행' 체제가 아니어서 인사 결재나 조례안 검토 등 구청의 전결 규칙상 구청장 결재가 필요한 중요 사안은 박 구청장이 옥중에서 결재할 수 있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