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사면에 野 "묻지마 사면" vs 與 "돼지 눈으로 보면 다 추해"

입력 2022-12-27 14:41
수정 2022-12-27 14:42

이명박(MB) 전 대통령에 대한 특별사면을 둘러싸고 여야가 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부패 세력과 적폐 세력의 부활"이라고 맹비난한 반면, 국민의힘은 "통합을 지향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을 구태 정치로 더럽히지 말라"고 반박했다.

정부는 신년을 앞두고 이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비롯한 1373명에 대해 28일자로 특별사면을 단행한다고 27일 밝혔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8·15광복절 특사에 이은 두 번째 특사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020년 10월 대법원에서 94억원의 뇌물수수와 252억원의 횡령 혐의 등으로 징역 17년과 벌금 180억원·추징금 35억원을 확정받았다. 1년 8개월 동안 복역한 그는 건강 문제로 형 집행이 정지돼 치료를 받다가 이번 특사 대상자가 됐다. 15년의 잔여 형기뿐 아니라 아직 내지 않은 벌금 82억원도 면제받게 된다.

이에 대해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명박 부패 세력과 박근혜 적폐 세력을 풀어준 묻지마 대방출 사면"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국민 정서는 안중에도 없는 내 맘대로 사면"이라며 "국민통합을 저해하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사면"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적폐 수사를 주도했던 사람이 바로 윤 대통령이다. 그런 점에서 심각한 자기 부정"이라며 "적폐 수사를 이끌던 윤석열 검사와 적폐 세력을 풀어주는 윤 대통령은 다른 사람이냐"고 반문했다.

사면 명단에 이름은 올렸지만, 복권은 되지 않은 김경수 전 경남지사에 대해선 "사면 불원서까지 제출한 김 전 지사를 끌어들여 사면한 것도 황당하다"며 "10년 이상 형이 남은 범죄자와 곧 만기 출소를 앞둔 사람을 같은 무게로 퉁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같은 야권의 비판에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번 사면은 통합에 대한 윤 대통령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사면을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죄악'이라고 표현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해선 "부처의 눈으로 보면 모든 것이 부처로 보이고, 돼지의 눈으로 보면 모든 것이 추해 보인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자당 출신 문재인 전 대통령처럼 노동계, 시민단체 등 소위 내 식구 중심으로 사면을 강행하는 게 자신들이 말하는 올바른 사면인가"라며 "사면에는 정치가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