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내달 3일 해외입국자 시설격리 없앤다

입력 2022-12-26 20:50
수정 2022-12-27 08:26
중국 베이징 등 주요 도시가 26일부터 해외 입국자 격리기간을 줄였다. 지난 21일 쓰촨성 청두에서 시작했던 시범 단축 조치를 전국으로 확산한 것이다. 현지 여행사들은 다음달 3일부터 시설 격리를 폐지할 것으로 보고 항공권 확보에 나섰다. 3년 만에 국경 여는 중국 26일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24일 베이징으로 입국한 사람들이 이틀 만인 이날 격리 호텔에서 나가도 좋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베이징에 거주하는 한 교민은 “입국 당시에는 5+3(시설 5일, 자택 3일) 격리해야 한다고 했지만 이날 오전에 주거지 주민위원회의 승인이 있으면 나갈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전했다.

베이징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베이징과 톈진 등 주요 도시 입국자에 대한 시설 격리가 이날부터 2일로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1월 3일부터는 시설 격리가 없어질 것이란 당국의 구두 지침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하이 기반 여행사 관계자도 “내년 초에 시설 격리가 없어질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자택 격리는 사실상 감시가 없기 때문에 시설 격리가 철폐되면 입국자에 대한 제한이 대거 축소된다는 의미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2020년 2월부터 2년 넘도록 해외 입국자에 대한 시설 격리를 14일 이상으로 유지했다. 지난 6월 10일로 줄인 데 이어 10월에는 7일로, 11월에는 5일로 축소했다. 이어 21일에는 청두가 2일로 줄었다. 다만 이날 베이징 등의 축소도 당시 청두와 마찬가지로 방역당국 등의 공식 발표는 없다. 내년 초 완전히 해제하면 3년 만에 입국 제한을 푸는 것이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한 10월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이후 빠르게 ‘제로 코로나’ 방역 통제를 풀고 있다. 11월 11일과 12월 7일 두 차례에 걸친 방역 완화 조치 등으로 감염자 시설 격리, 주거지 봉쇄, 강제 유전자증폭(PCR) 검사 등을 철폐했다. 이후 코로나19가 전국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상황임에도 25일부터는 하루 감염자 현황 발표도 중단했다. 이날 중국 관영 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시문을 통해 “현재 중국 내 코로나19 예방과 통제는 새로운 상황과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전염병 예방과 통제를 위한 공동체의 방어선을 강화하고 사람들의 생명과 안전, 건강을 효과적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7일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한 뒤 공개적으로 코로나19와 관련된 발언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관광지도 북적중국 보건당국 내부 문서에 따르면 1~20일 신규 감염자는 2억4800만 명에 이른다. 중국 인구의 17.5%에 달한다. 하지만 현지에선 감염자가 이보다 더 많을 것이란 추정이 대세다. 베이징, 쓰촨성, 허난성 등 상당수 성·시는 이미 50% 이상이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확산 초기 대도시 주요 상권은 ‘제로 코로나’ 시절보다 더 한산한 모습이었다. 식당 영업을 허용해도 종업원이 감염돼 운영을 못 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감염을 우려한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기도 했다. 1차 감염 파동이 지나간 지역들은 경제 회복 시동을 걸고 있다.

베이징 등 북방지역 사람들이 여행을 시작하면서 중국의 관광·휴양지도 점차 활기를 되찾고 있다. 23일 중국 대표 휴양지인 하이난성 싼야공항에 도착한 여행객은 2만5066명으로 지난달 하루평균 5000여 명에 비해 4배로 급증했다. 주말을 따뜻한 남쪽 지방에서 보내려는 관광객이 몰렸기 때문이다.

이달 초부터 코로나19가 급속히 번진 베이징에서 온 관광객이 많았다.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셰청)에 따르면 전날까지 1주일 동안 베이징에서 온 관광객의 싼야 지역 호텔 예약은 전년 동기 대비 30%, 전주 대비 28% 증가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