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코 골기 시작하면 꺼지는 TV…슬립테크 가전 내놓는다

입력 2022-12-26 18:06
수정 2023-01-03 16:40
인간의 숨소리를 듣고 수면 상태를 자동으로 진단, 최적화 모드로 동작하는 가전이 나온다. 여름밤 소비자가 잠들면 자동으로 온도를 조절하는 에어컨, 코 고는 소리를 듣고 전원이 꺼지는 TV 등이 머지않아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수면 진단 슬립테크(sleep-tech) 기업 에이슬립과 ‘수면 분야 연구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지난 23일 LG전자 가산R&D캠퍼스에서 열린 협약식엔 오세기 LG전자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 연구센터장(부사장), 이동헌 에이슬립 대표 등이 참석했다.

에이슬립은 수면 중 숨소리를 통해 수면 단계를 진단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갖고 있다. 스마트폰, 스마트TV, 스피커 등 마이크가 설치된 기기만 있으면 어떤 환경에서든 수면 단계를 측정할 수 있다. 소비자가 별도의 진단 장치를 착용하지 않아도 수면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게 에이슬립만의 장점으로 꼽힌다.

LG전자는 에이슬립의 수면 진단 기술을 접목해 취침, 수면, 기상 등 개인별 수면 상태와 패턴에 따라 알아서 최적의 모드로 동작하는 ‘차세대 스마트 가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예컨대 수면이 감지되면 침실의 테이블형 공기청정기 ‘에어로퍼니처’가 수면 모드로 전환되고, 휘센 에어컨이 최근 수면 기록에 따른 최적 온도로 설정되는 식이다. 세탁이 끝났는데 수면 중일 경우 트롬 세탁기가 알아서 ‘종료 후 세탁물 케어’ 기능을 작동시킬 수도 있다.

LG전자는 류재철 H&A사업본부장(사장) 취임 이후 AI,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가전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판매 후에도 새로운 기능을 원격으로 기기에 계속 추가하는 ‘UP(업) 가전’ 전략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슬립테크 가전 출시 역시 소비자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기능을 통해 제품·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고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슬립테크 가전을 통해 세상에 없던 최고의 경험을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이슬립은 다음달 5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에 참가해 수면 진단 기술과 LG전자 프리미엄 가전으로 구성한 스마트 침실 견본을 전시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에이슬립의 기술을 LG전자 프리미엄 가전에 결합하면 침실부터 거실까지 인간 중심적 주거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 센터장은 “간편하고 정확한 에이슬립의 수면 진단 기술을 적용해 소비자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여주는 차별화된 스마트 가전을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