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2월 23일 오후 4시34분
우량 기업들이 ‘연초 효과’를 노리고 회사채 발행에 적극 나서면서 내달 초 우량 회사채 시장의 큰 장이 설 전망이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T와 이마트는 다음달 4일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이어 연합자산관리, 포스코, LG유플러스, CJ ENM, 한국금융지주, 롯데제과, 신세계, LG화학 등이 같은 달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모두 10개 사로 예상 발행 규모는 최대 3조8000억원 수준이다.
통상 1월은 연초 효과를 노린 기업들이 회사채 시장에 몰리는 시기다. 연말 회계장부를 마감한 기관투자가가 새로운 채권을 공격적으로 쓸어 담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은 1월 첫째 주부터 수요예측이 시작되는 등 예년보다 발행 일정이 더 빠른 편이다. 지난달 SK텔레콤이 25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2조원에 가까운 매수 주문을 받으면서 기업들이 발행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시장안정펀드 등 유동성 지원 정책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회사채 금리가 안정세를 회복한 것도 반영됐다. 회사채 금리의 ‘바로미터’인 AA-급 3년물 금리는 10월 연 5.736%까지 올랐지만 지난 22일 연 5.192%로 떨어졌다. 연 6%에 육박했던 한전채 금리도 낮아졌다. 22일 열린 입찰 결과 2년물 연 4.15%, 3년물 연 4.45%에 책정됐다.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비우량채 시장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다음달 수요예측을 준비하는 곳은 모두 AA급 신용도를 확보한 우량 기업이다. 금융당국이 지난 10월부터 자제령을 내렸던 은행채 발행이 재개된 것도 부담이다. 연말 우량 회사채 훈풍을 주도한 국민연금 등 주요 기관이 은행채 등으로 눈을 돌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