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는 이번주 크리스마스 연휴(26일) 등으로 쉬어가는 분위기를 보일 전망이다. 국내 증시에선 대주주 양도세 기준일(27일)을 2거래일 남긴 상황에서 양도세 회피성 물량이 쏟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대주주 양도세 회피 매도물량 국내 증시 '비상'미 증시가 물가 안정이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 이슈가 부각된 점은 26일 국내 증시에 부담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대주주 양도세 회피성 매도 물량이 출회되면서 27일까지 수급 변동성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내구재 주문이 감소하고, 소비 지출 또한 서비스 부문을 제외하면 감소했다는 소식은 한국의 대미 수출 감소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부담"이라며 "지난 금요일 한국 증시 하락 요인 중 하나였던 대주주 과세 관련 10억원은 유지했으나 배우자 등 가족 지분 합산이 폐지되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증시는 0.5% 내외 상승 출발 후 기관 투자자 중심의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등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코스피 예상 레인지를 2250~2350선으로 예상했다. 그는 "미국 증시의 주 초반 휴장, 주요국 증시의 주 후반 폐장 등으로 전반적인 거래가 한산하겠으나, 국내 증시는 지난 금요일에 이어 대주주 양도세 회피성 매도 물량이 출회되면서 27일까지 수급 변동성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다만 수급 이벤트가 유발하는 주가 변동성은 펀더멘털과 무관한 움직임이기 때문에, 단기 주가 급락이 나타나더라도 매도에 동참하기 보다는 저가 매수의 기회로 접근하는 것이 적절한 대안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대주주 양도세 회피 물량의 경우, 개인들의 비중이 큰 코스닥이 더욱 취약하다"며 "매년 반복되는 세금 회피를 위한 매도이지만 올해는 이러한 세금 이슈가 연말을 앞두고 합의가 돼 뒤늦게 매물이 출회될 가능성이 높은만큼 이틀간 증시에서 개별주 매도에 의한 변동성 확대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선진국대비 12개월 선행 PER 상대강도가 2012년 이후 최고치인 반면 이익전망 상대강도는 전저점을 하향 이탈했다"며 "본격적인 4분기 실적시즌이 전개될 경우 추가적인 이익전망 하향조정 및 레벨다운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美 산타랠리 불씨 살아날까26일 미국 증시는 크리스마스 연휴로 쉬어 간다. 이 때문에 이번주 거래일은 평소보다 짧은 4일이다. 많은 트레이더가 휴가에 나서 거래량이 더 줄어들 전망이다. 가라앉은 증시 분위기를 반전시킬 재료는 많지 않다. 최근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꺾였음을 보여주는 지표가 잇따라 발표됐다. 하지만 미국 중앙은행(Fed)이 고강도 긴축을 내년까지 이어갈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이번주에는 S&P와 케이스실러가 집계하는 주택가격, 잠정 주택판매 등 주택 지표가 발표된다. 또 주간 실업보험 청구 건수, 지역 연방준비은행 제조업지수 등이 나올 예정이다. 내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이들 지표에서 경기 하강 신호가 나타나는지 여부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연말을 전후로 지수가 오르는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가 여전하다. 다우존스 통계에 따르면 1950년 이후 이 기간 S&P500지수는 78% 이상 오른 바 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장기 긴축 신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예년과 달리 산타 랠리가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가 더 실린다. ■ 내리막 中 증시 반등할까중국 상하이는 최근 7거래일, 선전은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7일 당국이 방역 완화 조치에 나선 이후 반짝 상승했던 중국 증시는 ‘제로 코로나’ 시절로 다시 내려갔다.
이번주에는 27일에 1~11월 누적 공업기업 이익, 31일에 12월 공식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나온다. 공업이익은 연 매출 2000만위안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제조업 부문 수익성 지표다. 공업이익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지난 7월 -1.1%를 기록한 뒤 10월에는 -3%로 감소폭이 확대됐다. ■ WSJ "美주택시장 침체, 인플레 잡기 도울 것"미국의 주택시장 침체가 미 중앙은행(Fed)의 인플레이션 억제 노력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올해 들어 7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상으로 일부 지표로는 미국의 주택시장이 2007∼2009년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정도의 혹독한 침체에 빠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로 인해 기대하는 물가상승률 축소와 경제활동 위축이 향후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지난 2020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재택근무의 대중화, 넓은 주거 공간을 원하는 미국인들의 욕구 폭발과 제로 금리가 맞물려 초래된 비정상적인 부동산 과열이 '금리의 힘'에 빠르게 식고 있다.
30년 고정 주택담보대출(모기지) 평균 금리가 지난 3월 4%에서 지난 가을 7% 이상으로 치솟으면서 11월 현재 미국인들이 매달 갚아야 하는 모기지 상환액이 연초 대비 43% 급등한 상태라고 미 모기지은행연합회는 밝혔다.
이러한 주택시장 침체는 가전, 가구, 리모델링, 이사 등 다른 연관 산업의 수요를 함께 떨어뜨리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에 강력한 효과를 미칠 수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주택시장 자체만으로도 미 소비자물가지수(CPI)의 3분의 1, 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의 6분의 1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내년 이후 물가 지표 개선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 전경련 "경기침체에 내년 1월 기업 경기전망 암울"경제침체 여파로 내년에도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BSI)를 조사한 결과 내년 1월 BSI 전망치가 88.5를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BSI가 기준치인 100보다 높으면 경기 전망에 대한 긍정 응답이 부정보다 많고, 100보다 낮으면 부정 응답이 더 많은 것을 의미한다. BSI는 전월(85.4) 대비로는 3.1포인트(p) 반등했지만, 올해 4월부터 10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하회하고 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세계 경제 둔화가 본격화되며 수출 수요가 감소하는 가운데 내수 경기마저 얼어붙는 복합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