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치과의사들이 믿고 쓰는 한국산…치과용 CT 1위 '바텍'

입력 2022-12-25 17:53
수정 2022-12-25 18:33

치과용 컴퓨터단층촬영(CT) 장비 핵심 기술을 보유한 코스닥시장 상장사 바텍은 한국 치의학 발전에 적잖은 기여를 한 업체로 불린다. 치과용 디지털 엑스레이 등 세계적 수준의 치과의료 장비를 선도적으로 내놨기 때문이다.

김선범 바텍 대표는 지난 23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은 반세기 가까이 업력을 쌓은 유럽·미국산 제품들이 장악해 진입이 쉽지 않았다"며 "'덴츠플라이 시로나', '플란메카'와 같은 쟁쟁한 북미·유럽 기업과의 경쟁에서 아시아 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고급 브랜드로 자리잡았다"고 입을 열었다.

바텍은 충치·발치 치료부터 임플란트·교정에 쓰이는 고가 장비까지 다양한 엑스레이 진단 장비를 갖추고 있다. 2010년부터 국내 시장에서 치과용 CT 점유율 50%를 넘어서면서 국내에 진출했던 글로벌 기업들을 제쳤고 현재 국내 점유율은 70%를 웃돈다. 17개 해외법인과 미국, 유럽, 중국 등 100여 개국에 진출해 글로벌 판매망을 운영 중이다. 매출의 약 91%가 해외에서 발생하는 데다 북미, 유럽 매출이 각각 24.9%, 29.7%여서 매출 편중도 나타나지 않아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형성했다.

바텍은 별도의 필름이 필요 없고 촬영 직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장비 개발에 집중해 시장을 선도했다. 2005년 세계 최초로 2차원(2D)과 3차원(3D) CT 영상을 한 대의 기기로 촬영할 수 있는 디지털 엑스레이를 개발했다. 2013년부터는 인체에 해로운 방사선 노출을 최소화한 '저선량 CT'를 선보였다. 김 대표는 "저선량 CT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을 획득했을 뿐 아니라 선량에 대해 깐깐한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특히 바텍의 저선량 제품인 '그린엑스(Green X)'는 기존 제품들 보다 최대 75% 더 낮은 선량으로 영상을 촬영한다. 이 제품의 핵심 부품인 디텍터(Detector·치아 내부를 살피는 센서), 제너레이터(Generator·엑스레이 발생장치), 소프트웨어(SW) 등의 핵심 기술은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또 영상 노이즈(Noise), 왜곡(Motion Artifact)은 SW로 자동 조정이 가능해 진료에 최적화된 영상을 제공한다. 이 때문에 촬영 시간은 2.9초에 불과하다. 타 제품이 24초가량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획기적이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 치과의사 중 바텍을 모르는 사람을 없을 것"이라며 "가격이 비싸도 성능 때문에 바텍을 선택하는 게 치의학계에서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내, 해외 가릴 것 없이 모든 직원들이 영업사원 마인드를 가지고 발로 뛰며 병원과 의사들을 설득했고 사후 서비스를 경쟁사보다 강화한 덕에 이제는 바텍 제품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했다.

바텍의 실적은 지속적인 우상향 추세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38.7%, 109.6% 증가한 3390억원, 662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고 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2917억원, 영업이익은 577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0%, 영업이익은 13.7% 증가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또 경신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