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6시30분께 서울지하철 3호선 무악재역∼독립문역 사이 선로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열차 운행이 1시간 넘게 중단되면서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이 영하 13도를 오르내리는 길거리에서 추위에 떠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서울 은평구와 서대문구 일대는 버스와 택시를 타려는 승객들로 붐볐다. ‘콩나물시루’처럼 승객을 가득 태운 버스가 정류장을 그냥 지나치는 일이 반복되자 일부 시민은 자전거와 전동킥보드를 이용해 광화문 방향으로 향했다. 직장인 강모씨(30)는 “대체 수단으로 버스를 타려고 했지만 이미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며 “눈앞에서 버스 아홉 대를 보냈다”고 했다.
경찰이 출동해 교통정리를 했지만 무시하고 버스에 오르는 사람도 많았다. 직장인 신모씨(38)는 “일부 시민이 경찰 통제를 무시하고 버스 뒷문으로 어깨부터 밀어 넣고 타는 경우가 많았다”며 “버스 뒷문에 옷가지가 끼이기도 하고 (상황이 위험 수위에 이르자) 경찰이 몇몇 시민에게 하차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버스 내부에서는 수많은 인파 속에서 ‘밀지 말라, 내리겠다’는 실랑이가 벌어지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
은평구 녹번동에서 광화문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이모씨(29)는 “버스 안에 승객들이 너무 많아 내려야 할 목적지를 지나쳐 승객이 빠져나간 뒤에야 하차할 수 있었다”고 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