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정 "플랫폼 공정거래가 공정위 최우선 과제…구글 곧 심의"

입력 2022-12-23 09:59
수정 2022-12-23 10:09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인프라 성격 플랫폼의 공정거래 확립은 국내 디지털 경제의 최우선 과제"라며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독점화와 독점력 남용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지난 22일 세종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디지털 경제에도 인프라 산업이 존재하는데 하드웨어는 반도체, 소프트웨어는 운영체제(OS), 앱 마켓이 여기에 해당한다"며 "인프라 분야에서의 경쟁 구도가 디지털 경제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많은 경쟁 당국들이 경쟁압력 제고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특히 인프라 성격 플랫폼 분야에서 공정거래 확립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는 "앱 마켓 분야의 경우 얼마 전 애플이 국내 앱 개발사에 수수료를 과다부과 하는 행위를 자진 시정한 바 있고 구글이 게임사들의 경쟁 앱 마켓 거래를 방해한 사건은 조만간 심의 절차를 개시할 것"이라고 했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현재 공정위는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가 스마트기기 분야에서 장기계약 체결을 강제한 행위에 대해 동의의결 절차를 진행 중이다"며 "내년에는 반도체 산업의 전후방산업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를 통해 경쟁 제약요인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지난 8월31일부터 반도체 제조사 브로드컴이 '삼성전자 갑질' 혐의와 관련해 신청한 동의의결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브로드컴은 삼성전자와 스마트폰 부품 3년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삼성전자에게 불리한 장기 계약 체결을 강요한 혐의로 공정위의 조사를 받았다.

공정위는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제재를 위해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 경쟁 당국과의 긴밀한 협조에도 나설 방침이다. 공정위는 2023년 5월 EU에서 디지털시장법(DMA)이 시행되면 EU 당국이 독과점 방지를 위한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그는 "EU와 우리나라 간 규제 격차로 인해 국내시장에 대한 차별 문제로 이어지지 않도록 EU 경쟁 당국과 정보교환 등 긴밀히 협조해 나갈 생각"이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한편 최근 공정위가 케이큐브홀딩스 법인을 금산분리 위반으로 고발한 것과 관련해 "동일인 김범수에 대한 조치가 미흡했다는 지적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전례에 비해 과했다는 견해도 있다"며 "공정위 입장에서는 법인인 케이큐브홀딩스가 의결권 행사했고 동일인 김범수가 대표이사가 아닌 상황에서 지분 100% 소유했다는 정황만으로 고발하기가 어려웠다"고 설명.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